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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맞불 작전'에서 가능성 봤다

  • 2013.08.09(금) 08:34

파격 할인 프로모션 실험..향후 마케팅 전략에 변화줄 듯

지난 7월 현대차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수입차의 대대적인 할인공세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했다.

내수 경기 침체에 수입차의 할인공세까지 겹치며 현대차는 내수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맞불'에는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담겨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내놓은 파격적인 프로모션은 향후 현대차의 마케팅 전략 변화를 위한 일종의 실험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맞불 작전에 대해 당시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였다. 국내 리딩 브랜드인만큼 그동안 눈에 띌만한 포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았던 현대차다. 그랬던 그들이 파격적인 할인혜택을 들고 나오자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그랜저 3.3 셀러브리티, i40 D-Spec(디-스펙), i40 살룬 D-Spec, 벨로스터 D-Spec 등 4개 모델(트림)의 가격을 전격 인하했다. 그랜저는 100만원, 나머지 차종은 각각 30만원씩 낮췄다.

수입차 업체들에 비해 대대적인 가격할인을 할 수 없는 현대차의 시스템에서는 나름 큰 폭의 할인 프로모션이었다.

◇ 7월 내수판매 '사상 최대'..프로모션 덕?

이런 프로모션 덕이었을까. 지난 7월 현대차는 올해 들어 월별 기준 최대 내수 판매 실적을 거뒀다. 비록 전년대비로는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내수 판매가 줄었지만 그동안 내수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다.

7월 그랜저 판매량은 전월대비 4.7% 증가한 8140대를 기록했다. 전년대비로도 19.9% 늘어났다. 벨로스터 판매량도 전월대비 3.8% 증가했다. i40는 전월대비 53.7%나 늘었다.


특히 그랜저의 경우 올해 상반기 월평균 판매량인 7759대를 상회하면서 5개월만에 내수 시장에서 승용차 판매 1위에 올랐다. i40도 상반기 월 평균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현대차의 맞불 작전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일단 그랜저를 제외한 벨로스터와 i40의 경우, 월 판매량이 1000대를 넘지 않는 모델들이다. 따라서 지난 7월 판매량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기존 판매량이 워낙 저조해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가격 할인 대상 모델들이 판매비중이 작은 모델들로 구성돼 실제 전체 판매량에 미친 영향은 적었을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프로모션 대상이었던 그랜저 3.3 셀러브리티 모델은 전월대비 판매량이 거의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벨로스터도 전월과 별반 차이가 없었고 i40만이 전월대비 2배 가량 증가했을 뿐이다. 

◇ 현대차 "'수입차식 마케팅' 가능성 봤다"

업계에서는 지난 7월 현대차의 프로모션에 대해 일종의 '실험'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에 쫓기는 만큼 '수입차식 마케팅'의 도입 가능성을 점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현대차가 할인대상으로 선정한 모델들은 현대차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판매 실적도 부진한 모델들이다. 지난 상반기 i40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39.3%, 벨로스터는 41% 감소했다. 그랜저 3.3 셀러브리티는 그랜저 모델의 트림(등급) 중 판매비중이 가장 작다.

현대차가 판매 부진 모델과 트림을 대상으로 꼽은 것은 프로모션 실패에 따른 리스크가 작아서다. 이는 곧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기에는 적절한 대상들임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7월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소비자들의 동향을 면밀히 살펴봤다. 눈에 띄는 변화는 소비자들이 현대차 매장을 평소보다 많이 찾았다는 점이다. 또 매장을 들른 고객중 수입차 구매 계획을 포기하고 현대차를 선택한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 비록 프로모션 대상 차종의 판매는 늘지 않았지만 그 이외의 부분에서 유무형의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 현대차 내부의 분석결과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지난 7월 프로모션은 '가격인하→판매량 증가→점유율 확대'라는 수입차식 마케팅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점친 것"이라며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상당 부분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이달 들어서도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할인을 하지 않았던 제네시스도 할인에 들어갔다. 각 차종별 할인폭도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까지 종전보다 확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7월 가격할인을 통해 고객들의 이탈을 막는데는 어느정도 성공했다"면서 "8월 들어 프로모션 대상과 할인폭을 확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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