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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워치]고개 숙인 두 수장과 사과의 온도차

  • 2026.05.24(일) 17:23

오랫동안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두 축은 제조업과 금융자본이었다. 최근 재계 안팎에서 이 양축을 대표하는 이들의 위기 대응 방식이 대비되며 눈길을 끈다.

홈플러스가 37개 매장의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11일 경기도의 한 홈플러스에 영업중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홈플러스는 오는 7월 3일까지 전체 104개 대형마트 매장 중 기여도가 낮은 서울 중계·신내·면목·잠실점 등 37개 매장의 영업을 잠정 중단한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노사 갈등과 총파업 가능성이 고조됐던 시점에 직접 책임을 언급하며 전면에 섰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체계 개편과 초과이익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고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까지 겹치며 시장 긴장감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대기업을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과 수출, 증시 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주는 기업이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HBM4 양산과 글로벌 AI 칩 공급 확대 등을 추진하며 매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실적 급증에 따른 주가 상승으로 이재용 회장은 최근 포브스가 발표한 '2026 대한민국 50대 부자' 순위에서 자산 216억 달러(한화 약 31조9000억원)로 국내 1위에 올랐다.

뒤이어 같은 순위에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역시 자산 99억 달러(약 14조6000억원)로 2위를 기록했다. 국내 사모펀드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진 금융자본의 대표적 인물이다.

다만 시장은 자산 규모뿐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그들이 내놓은 메시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비바람은 내가 맞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통해 삼성의 문제를 최고경영자의 책임 영역으로 받아들이겠다는 태도를 보여줬고 책임 경영 의지를 강조한 메시지로 비춰졌다. 

반면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 유동성 위기 국면에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한 그는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구체적 경영 판단은 전문경영인 체제 아래 이뤄진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사모펀드 구조의 특성으로 본다. 투자자 자금과 포트폴리오 기업 운영은 엄격히 분리되며 대주주 개인이 직접 지급보증이나 자금 지원에 나서는 것은 법적·제도적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사모펀드는 기업 인수와 구조조정, 자산 효율화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금융 자본 성격이 강하다. 제조업 총수 체제와 동일한 책임 구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의 역할과 책임 범위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급여 지급과 협력업체 대금 문제 등을 포함해 유동성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시장에서는 법적 책임 여부와 별개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 방식과 책임 의지에 대한 아쉬움이 나온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한 부의 크기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최고 책임자가 어떤 언어를 선택하고 어떤 방식으로 시장과 조직을 설득하는지가 기업 신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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