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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의 이희범, '관료→CEO' 성공 공식썼다

  • 2013.11.29(금) 16:23

장관에서 경제단체 수장 이어 대기업 CEO까지
자원개발 전문가..소탈함과 강한 추진력이 장점

이희범 LG상사 고문이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5월 STX그룹을 떠난지 6개월만에 이번에는 LG상사의 최고 경영자가 됐다.

관료에서 출발해 경제 5단체 중 2개 단체의 수장을 거쳐 대기업 CEO도 두 번이나 맡게된 특이한 경력을 보유하게 됐다.

◇ 장관에서 대기업 CEO까지

이 회장은 1949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공대 출신으로는 최초로 행시(12회)에 수석으로 합격한 그는 상공부 수출과장, 주미 상무관, 산업정책국장, 자원정책실장 등을 지냈다. 산업자원부 차관을 거쳐 장관에 이르기까지 해외 자원개발 분야에서 일을 많이 했다.

이후 산업자원부 차관을 거쳐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정부 내 대표적인 자원외교통으로 꼽혔다. 산자부 장관을 끝으로 관직에서 물러난 그는 이후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업계를 대변하는 데 앞장섰다.

그가 기업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지난 2009년 3월. 무역협회장으로 일하면서 친분을 쌓아왔던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요청으로 STX그룹으로 자리를 옮긴다.

당시 STX그룹은 '해운-조선'의 수직계열화에서 탈피, 에너지와 자원개발 사업 등을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이를 이끌 인물을 모색하고 있었다. 산자부 장관 시절 각종 자원외교를 성공적으로 이끈 그를 눈여겨 봐왔던 강 회장이 그에게 이 사업을 맡겼다.

◇무협 회장이어 경총 회장까지

그의 STX로의 이동은 업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입각설, 출마설 등이 끊이지 않았지만 결국 그의 선택은 STX그룹이었다. 장관 출신 고위 관료가 대기업 CEO로 옮기는 것이 흔치 않았던데다, 워낙 거물급 인사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에 대한 기대도 컸다. 특히 강 회장은 에너지 관련 사업은 전적으로 이희범 회장에게 맡길 정도로 신망이 두터웠다.

STX그룹에서 에너지 총괄 회장으로 일하던 그는 지난 2010년 8월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 취임한다. 일찌감치 차기 회장으로 지목됐었지만 그는 계속 고사했었다.

하지만 당시 노사 현안이 산적해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추대된지 3개월만에 경총 회장직을 수락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경총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이번엔 LG로..업계 "기대가 크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그도 실패를 맛보게 된다. 그가 몸담았던 STX그룹이 해체 위기를 맞으면서 그룹 내 그의 입지가 줄어들게 됐다.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STX그룹 사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어려워진 상태였다.

결국 지난 5월 그는 STX중공업·건설 회장을 끝으로 STX그룹에서의 4년 생활을 마감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를 눈여겨 본 사람이 있었다. 바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다. STX를 떠난지 한달만에 그는 구 회장의 러브콜을 받고 LG상사에 합류했다.

구 회장은 이 회장을 영입한 후 매우 만족해했다는 후문이다. 평소 소탈하고 온화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강한 추진력을 보여준 만큼 경영자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 구 회장의 평가다. 이번에 그가 LG상사의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된 것도 이런 구 회장의 평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희범 부회장은 업계에서도 온화한 인품과 성실함으로 많은 사람들의 신망을 받아왔던 인물"이라며 "STX시절 어려움을 겪어 안타까웠는데 이번에 LG에서 본인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져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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