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사업을 위한 LG그룹의 포석이 마무리됐다. 올해 정기인사는 대규모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보내는 메세지는 명확했다.
성과에 대해선 그에 따른 보상이, 그 반대의 경우는 문책이 단행됐다. '신상필벌'의 원칙이다. 각 계열사들 모두 구본무 회장이 강조한 '시장 선도'라는 키워드에 충실한 평가를 내리는 모습이었다.
주력계열사인 LG전자는 이같은 모습이 극명하게 나타났다. 'G시리즈'를 통해 LG의 휴대전화 사업을 키운 박종석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 TV사업의 수장은 2년만에 교체됐다.
새롭게 LG전자의 TV사업을 맡은 하현회 사장은 LG디스플레이 재직시 적지않은 성과를 거둔 인물이다. 전략기획은 물론 TV, 모바일, IT사업을 두루 거쳤다. LG디스플레이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2년간은 (주)LG 시너지팀을 맡아왔다.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좌) 이희범 LG상사 부회장(우) |
부회장으로 승진한 LG화학 박진수 사장 역시 '시장 선도'의 관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 신임 부회장은 LG화학을 글로벌 화학업체로 성장시키는 등 기존 사업은 물론 2차전지 등 미래사업 육성에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LG화학 유진녕 신임 사장 역시 기술연구원장으로 재직하며 전기차 배터리, 메탈로센 촉매 기술, 3D FPR 개발 등을 통해 연구개발(R&D) 기반의 사업 성과를 주도했다.
사장으로 승진한 LG이노텍 이웅범 대표이사도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속적 성장과 사업 체질 개선을 이끌어 온 점을 평가받았다.
LG상사의 경우 상근고문이던 이희범 경영자총협회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자원개발 등 해외사업에서 능력이 검증된 경영자를 배치해 시장개척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육성해 나가겠다는 포석이다.
부회장, 사장급 인사외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의 계열사를 포함한 임원 인사에서도 '시장선도 성과'에 따라 보상 혹은 문책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LG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각 계열사, 각 사업부문별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앞으로도 성과에 대한 보상과 문책이 엄격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