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기업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6일 경총에 따르면 이희범 회장은 다음달 27일 열리는 총회에서 회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이희범 회장의 사의 표명 이유는 최근 대표이사 부회장에 취임한 LG상사의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범 회장은 대표적인 관료 출신 기업인이다. 이 회장은 공대 출신으로는 최초로 행시(12회)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이후 상공부 수출과장, 주미 상무관, 산업정책국장, 자원정책실장 등을 지냈다.
산업자원부 차관을 거쳐 장관에 이르기까지 주로 해외 자원개발 분야에서 일을 했다. 대표적인 자원외교통으로 꼽힌다. 산자부 장관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그는 이후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그가 기업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지난 2009년 3월. 무역협회장으로 일하면서 친분을 쌓아왔던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요청으로 STX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STX그룹에서 올해 초까지 STX에너지·건설 총괄 회장을 지냈다.
하지만 STX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자 올해초 STX그룹을 퇴사했다. 경총 회장에 선임된 것은 STX그룹에 몸담았던 시절인 지난 2010년 8월이다. 3개월간의 고사 끝에 경총 회장 자리에 오른 그는 작년 2월 2년 임기의 회장에 재선임됐다.
이 회장은 당초 STX그룹에서 퇴사할 당시에도 경총 회장직 사퇴를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위의 만류로 마음을 접었다는 후문이다.
이후 오랫동안 그를 눈여겨봤던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름을 받고 LG상사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작년 말 부회장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 회장의 한 측근은 "LG상사 부회장에 오르면서 경총 회장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면서 "경제단체장을 하면서 대표이사로서 기업 경영에 전력을 기울이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총은 이 회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돌입한다. 조만간 회장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회장을 물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