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LG상사 부회장이 결국 사임했다. STX 재직시절 배임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에 이어 강덕수 전 STX 회장의 금품 로비에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사임에 따라 LG상사는 송치호 대표이사 단독체제로 바뀐다.
LG상사는 16일 이희범 부회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밝혔다. STX와 관련한 검찰조사가 계속되면서 LG상사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차원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근 강덕수 전 STX 회장의 개인회사인 STX건설의 군인공제회 채무를 STX중공업이 연대보증하며 부당지원한 혐의로 이희범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 부회장의 배임액은 869억원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강 전 회장의 금품로비 과정에 이 부회장이 관여했는지 여부도 조사중이다.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앞으로도 검찰조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만큼 LG상사 경영에 전념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 이희범 LG상사 부회장 |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STX 에너지·중공업 총괄회장에서 물러난 후 LG상사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산업자원부 장관 재직시절 자원외교를 맡는 등 해외자원개발 분야에서의 경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정기인사에서는 LG상사 부회장으로 임명되며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사임하며 LG상사 경영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STX 사건으로 인해 검찰 조사에 이어 불구속 기소 처분을 받자 LG그룹 안팎에서는 최고경영자로서의 역할에 한계가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