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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최병민 회장은 현재 깨끗한나라의 전환사채(CB) 223억원 어치를 소유하고 있다. 깨끗한나라가 올해 5월 운영자금 조달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만기 5년(2018년 5월)짜리 CB를 발행했을 때 사들인 것으로 발행주식의 17%(보통주 기준, 424만주)에 해당한다.
최 회장은 깨끗한나라의 전 최대주주다. 1980년 선대 고(故) 최화식 대한펄프 창업주로부터 회사를 물려받고 경영해오다가 재무악화로 2009년 2월 희성그룹에 지분 58%와 경영권을 넘겼다. 이에 따라 깨끗한나라의 최대주주는 희성그룹 계열의 희성전자로서 현재 7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구자경(88) LG그룹 명예회장의 4남2녀 중 차녀인 구미정(58)씨의 남편이다. 희성그룹은 구 명예회장의 차남 구본능(64) 회장이 실권을 쥐고 있는 LG의 방계그룹이다. 최 회장으로서는 깨끗한나라의 경영 악화 당시 기업회생을 위해 처가에 넘긴 셈이다.
현재 최 회장의 개인지분은 2%에 불과하고, 구미정씨 등 특수관계인을 합하더라도 10% 남짓이다. 이와 별개로 전환우선주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인수권(워런트)도 가지고 있지만, 발행주식의 각각 0.4%, 0.9% 밖에 안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 회장이 잠재주식을 대거 사들였다는 것은 그만큼 과거 자신이 소유했던 깨끗한나라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신호로 비쳐질 수 있다. 최 회장이 비록 잠재주식이기는 하지만, 경영권 매각 이후 처음으로 지분 확대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한 동안 깨끗한나라 경영에 선을 그었던 최 회장이 지난해 3월 등기임원으로 선임돼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최근의 행보는 그만큼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구미정씨도 최 회장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깨끗한나라가 최근 제출한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 신고서’를 보면 구미정씨도 올해 7월 깨끗한나라 2만2580주를 장내 취득해 보유지분을 5.6%(183만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소폭이기는 하지만, 구미정씨가 보유주식을 늘린 것은 2009년 4월 유상증자때 주식을 인수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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