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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상장..'승계 방아쇠는 당겨졌다'

  • 2014.05.08(목) 11:38

이재용 부회장 지분 가치 1.3조원대 평가
승계재원 활용 전망..에버랜드 상장 가능성 주목

끊임없이 제기되던 삼성SDS의 상장이 드디어 공식화됐다. 연간 매출이 300조원을 넘는 삼성그룹에서 연 매출 7조원대에 불과한 삼성SDS의 상장 여부가 비상한 관심을 끌어온 것은 바로 경영권 승계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 3남매는 모두 삼성SDS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삼성SDS가 상장할 경우 보유지분을 활용해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구조다.

 

삼성SDS의 상장이 공식화된 만큼 삼성가(家) 3세로의 승계작업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부터 제일모직 패션사업 매각, 삼성SDS와 삼성SNS 합병, 삼성에버랜드의 사업조정, 삼성SDI의 제일모직 인수, 삼성종합화학의 석유화학 합병 등 승계를 위한 교통정리에 착수한 상태다.

 

◇이재용 부회장..조(兆)단위 현금화 가능

 

삼성SDS는 이달내 상장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추진일정과 공모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작업들을 통해 연내 상장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S가 상장되면 이재용 부회장 등 3남매는 보유지분을 활용해 적지않은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삼성SDS의 최대주주는 22.58%를 보유한 삼성전자다. 삼성물산과 삼성전기가 17.08%와 7.88%를 가지고 있다. 삼성 계열사 지분만 50%에 육박하는 만큼 이들 3남매의 지분이 없어도 경영권 유지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이건희 회장의 지분은 0.01%에 불과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11.25%,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각각 3.9%를 가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SNS 합병을 통해 지분율을 두자릿수로 늘려놓은 상태다. 지난해 삼성SNS의 합병 역시 이번 상장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합병 당시 삼성SDS의 지분가치는 주당 7만5220원으로 평가됐다. 이 기준으로 보면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약 655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SDS의 장외가격은 14만원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얼마전에는 14만원대 초반에서 50만주의 블록딜이 성사되기도 했다.

 

최종 상장가격과 상장후 주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삼성SDS의 가치를 주당 14만원~15만원대라고 가정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 보유지분의 가치는 1조3000억원대까지 올라간다. 만일 이 부회장이 보유지분을 모두 처분한다면 1조원이 넘는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SDS 상장을 통해 마련되는 이른바 '실탄'이 그룹 승계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삼성생명이나 삼성전자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이 아직 약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 지분 25.1%를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생명의 지분은 없고, 삼성전자는 0.57%만 보유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물려받거나 삼성전자 지분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삼성SDS 상장을 통해 마련된 자금이 동원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SDS 상장, 에버랜드는?

 

그동안 재계에서는 삼성이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 등 비상장사를 활용해 그룹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줄곧 제기돼 왔었다. 삼성SDS 상장이 공식화된 만큼 삼성에버랜드의 향방 역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는 이재용 부회장으로 25.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3.62%,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각각 8.37%다. 그밖에 삼성카드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의 계열사가 4~5%대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만일 삼성에버랜드가 상장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지분을 제외한 부분을 현금화할 수 있다. 삼성에버랜드가 건물관리업을 매각하고, 패션사업을 인수하는 등 변화가 생겼지만 앞으로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다.

 

현재로선 삼성에버랜드의 주당 가치를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지난 2011년말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에버랜드 지분 17%를 매입한 KCC의 사례는 참고할 만 하다. KCC는 당시 에버랜드 지분을 주당 182만원, 총 7739억원에 매입했다.

 

KCC는 이후 에버랜드 지분 17%에 대한 장부가액을 2012년말 8856억원으로 높여놨고, 패션사업 인수 등 일련의 변화가 있었던 2013년말에는 8880억원으로 조정했다. KCC의 평가기준을 적용해 단순계산하면 에버랜드의 가치는 주당 208만원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에버랜드의 기업가치를 5조5000억원에서 최대 7조원 가량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패션사업 인수 등의 변화가 일어나기 전의 계산이지만 자체 사업과 함께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과 부동산 등을 평가한 결과다.

 

KCC나 한국투자증권의 추산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가치는 최소 1조3000억원에서 최대 1조7000억원 가량에 달한다. 다만 삼성에버랜드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인 만큼 삼성SDS와 달리 보유지분을 현금화하는데 한계가 있다.

 

지난 2012년 3월 삼성그룹은 이례적으로 삼성SDS 상장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삼성은 "향후 수년간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를 상장할 계획이 없다"면서 "개인 투자자들을 비롯해 상장차익을 노린 투자가 우려돼 못을 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비슷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2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삼성SDS의 상장이 공식화되면서 이 발언의 유효기간은 사실상 끝이 났다. 이는 곧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가능성 역시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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