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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상장]이재용의 삼성, 빨라진다

  • 2014.06.03(화) 11:22

SDS 이어 에버랜드도 상장 추진
지배구조 재편, 3세 승계 가속 전망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대두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계열사 간 사업조정에 이어 수년간 관심을 끌어왔던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 상장도 결정됐다.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이 추진된다는 것은 삼성가(家) 3세로의 승계가 한걸음 더 다가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올 하반기 삼성SDS, 내년초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이 마무리되면 내년에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 완전하지 않다는 점은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 작업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 3세 승계 가속도 붙는다

 

이미 수년전부터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여부는 재계의 관심사였다. 삼성SDS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렛대 역할을, 삼성에버랜드는 그룹 지배구조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다. 삼성에버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2조2260억원, 영업이익은 1110억원이다. 외형상으로는 삼성 계열사중 하위권에 머문다. 하지만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가장 정점에 서 있다.

 

삼성은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삼성생명, 삼성전자, 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 지분 25.1%를 가진 최대주주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 역시 각각 8.37%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에버랜드의 사업조정이 이뤄졌지만 기업가치는 더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 2011년말 KCC는 주당 182만원으로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에버랜드 지분 17%를 매입했다. 총 7739억원 규모다. KCC는 사업조정이 진행됐던 지난해말 보유지분 가치를 8880억원으로 조정했다. 적어도 주당 209만원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향후 공모가와 상장후 가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 시점에서 KCC의 평가기준으로 보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에버랜드 지분가치는 1조3000억원이 넘는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의 지분가치 역시 4300억원을 상회한다.

 

삼성SDS와 마찬가지로 삼성에버랜드가 상장하면 이재용 부회장 등 3세들은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지분을 제외하고, 이를 활용해 상속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작업의 기반이 마련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이 마무리되면 이재용 부회장 등 3세 승계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 입원중인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 지주회사 전환?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순환출자로 인해 금융과 전자, 건설이라는 3개의 축에 대한 경영권을 유지하며 승계를 마무리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시나리오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이 각각의 지주회사를 만든후 가칭 삼성전자홀딩스를 중심으로 재편하는 모습이다. 상장후 삼성에버랜드 역시 삼성전자홀딩스와 합병하는 구도다.

 

 

지주회사 전환이 제기되는 이유는 현재 삼성생명의 최대주주(20.8%)인 이건희 회장의 지분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상속되는 과정에서 상속세 등의 문제로 인해 지분율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되고, 금융지주회사 형태가 되는 만큼 현행법상 비금융계열사 소유가 금지된다.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 되는 셈이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는 지주회사인 삼성전자홀딩스와 사업을 맡는 삼성전자로 분할하고 삼성전자홀딩스는 향후 에버랜드와 합병하는 구도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생명 역시 금융계열사들만을 거느린 중간지주회사 형태로 변화한다. 삼성물산 역시 삼성물산홀딩스와 삼성물산으로 분할한 후 다시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련의 과정이 마무리되면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등 일가는 에버랜드를 합병한 삼성전자홀딩스, 삼성물산홀딩스를 지배하게 된다. 두개의 지주회사 밑으로 각 계열사들이 위치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각 계열사간 지분매각 및 교환, 3세들의 지분매입 등 복잡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삼성은 이같은 관측들에 대해 "명확하게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역시 이건희 회장의 건강과는 무관하게 계획된 일정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그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이라는 점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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