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움직이고 있다. 특히 제조분야 교통정리를 통해 사업 전열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지난 2012년 김승연 회장이 신년사에서 "기업의 미래성장성을 냉철한 잣대로 평가하고, 원점에서부터 사업구조를 합리화하라"고 강조했던 발언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화그룹 제조분야의 변화와 내용, 의미 등을 짚어본다.[편집자]
'선택과 집중' 최근 한화그룹 제조분야의 변화를 대변하는 단어다.
한화는 이를위해 최근 일부 계열사들을 매각하고 새로운 회사들을 인수했다. 일련의 매각 및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한화 제조분야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중이다.
◇ "비핵심은 팔아라"
한화는 비핵심사업으로 분류된 분야를 과감하게 정리했다. 경쟁력이 뒤떨어지거나 사업간 시너지가 부족한 사업이 그 대상이었다.
한화 L&C가 가지고 있던 건축자재 사업이 대표적이다. 한화는 지난 6월 PVC 창호, 바닥재, 인조대리석 등을 제조·판매하는 한화L&C 건재사업부문을 사모펀드인 모건스탠리PE에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차입금 등을 감안할 경우 1400억원 가량이다.
건재사업 매각은 소재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 한화L&C의 소재사업은 '한화첨단소재'로 사명도 변경했다.
제약업체인 드림파마 매각 역시 같은 이유다. 한화는 최근 다국적회사인 알보젠에 드림파마를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1945억원 수준.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금액을 상회했다.
한화 관계자는 "제조분야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매각대금을 통해 재무구조 안정과 새로운 사업 육성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핵심은 더 강화
한화는 비핵심사업의 과감한 매각과 함께 핵심사업 역량은 더 강화하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 경쟁력 강화 ▲태양광 다운스트림 분야 다각화 ▲첨단소재 분야 육성 등에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석유화학과 태양광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호주 태양광업체인 엠피리얼과 국내 화학업체인 KPX화인케미칼을 인수한 것도 이같은 계획의 일환이다.
또 자동차와 전자소재를 중심으로 한 첨단소재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비 증설과 해외업체 인수 등도 추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래를 위해 석유화학과 태양광, 첨단소재 등 3대 사업을 선택했고,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생각이다. 김승연 회장도 지난 2012년 신년사에서 "한화그룹의 주력부문은 10년후를 내다본 관점에서 자체 핵심역량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2020년까지 주요 사업부문에서 세계 일류기업으로 발돋움 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사업구조 재편작업으로 핵심역량을 고도화해 나간다는 비전아래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과 건설, (주)한화, 리조트 등 기존 사업들은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