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P시대가 종언을 고했다. 지난 7월 삼성SDI가 PDP사업 종료하기로 했고, LG전자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LG전자는 11월말 기준으로 PDP생산을 중단한다고 28일 밝혔다.
이에따라 한때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을 놓고 LCD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PDP는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은 LCD가 장악했고, OLED가 차세대 주자로 부상중이다. 더이상 PDP는 설 자리가 없다.
◇삼성 이어 LG도 PDP사업 철수
LG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PDP 생산중단을 결정했다. 11월30일 기준으로 LG전자 PDP 생산은 종료된다. LG전자 내부에서 PDP사업은 이미 존재감이 없어진 상태였다. LG전자는 그동안 추가투자없이 1개 PDP 라인만 운영해왔다. 하지만 PDP 수요가 줄어들며 생산라인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LG전자는 앞으로 OLED와 LCD TV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에 앞서 삼성SDI도 지난 7월 PDP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SDI는 디스플레이 사업을 접고, 에너지와 소재부문 신사업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실제 TV시장에서 PDP 수요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PDP TV 출하량은 200만대에 그쳤다. 전년보다 16% 감소했다. 1분기 전체 평판TV 출하량은 총 4936만대였다. 이중 LCD TV가 4736만대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PDP시대, 마침표 찍었다
지난 2000년대 중반만 해도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LCD와 PDP의 경쟁은 치열했다. 한국은 물론 일본 TV업체들까지 LCD와 PDP의 싸움에 동참했다.
휴대폰과 컴퓨터 모니터 등 작은 화면에서 출발해 TV로 영역을 넓힌 LCD와 상대적으로 대형화면 구현에 유리했던 PDP는 TV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격돌했다. LCD와 PDP 모두 각각의 장점을 갖고 있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삼성과 LG 역시 LCD와 PDP TV를 모두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었다.
TV에 사용되는 패널의 경우 삼성은 LCD는 삼성전자, PDP는 삼성SDI가 맡았다. LG는 PDP는 LG전자, LCD는 현재의 LG디스플레이(옛 LG필립스LCD)가 생산하는 구조였다. 경쟁상대인 일본 역시 소니 등은 LCD, 파나소닉 등은 PDP로 양분돼 있었다.
PDP는 반응속도가 빠르고 잔상이 없어 스포츠 경기 시청시 우수한 재현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형화면을 만드는데도 유리했다. 하지만 전력소비량이 많고, 열이 많이 발생하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반면 LCD는 PDP에 비해 시야각이 좁은 단점이 있지만 전력소모가 적고, 얇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시켰다. 주요 TV업체들 역시 여기에 주목했다.
2000년대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TV시장의 주력은 LCD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삼성과 소니 등이 상대적으로 LCD TV 판매에 힘을 쏟은 결과였다. LCD가 다양한 기술을 통해 단점을 보완한 반면 PDP는 그렇지 못했다.
PDP TV의 대표주자였던 일본 파나소닉의 점유율은 2005년 13.1%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삼성전자가 세계 평판 TV시장에서 1위를 했던 2006년, 파나소닉은 소니에게도 추월당해 3위로 내려앉았다. 삼성과 LG 역시 전체 TV에서 차지하는 PDP의 비중은 계속 감소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시장에서 PDP TV 출하는 지난 2011년 1722만대에서 2012년 1335만대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030만대로 감소했다. 올해는 540만대 수준에 머물고, 내년에는 180만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SDI에 이어 LG전자의 사업철수로 PDP시대는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