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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토리', 이케아 밟고 한국까지 넘본다

  • 2015.02.17(화) 09:13

日 가구 1위, 염가·SPA 방식 통해
해외점포 확대 역점.."韓 진출 검토"

# 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직장인 아리카와 마이(有川真衣,22) 씨는 인테리어 제품을 살 때면 도쿄 인근의 '니토리' 매장을 찾는다. 그는 이케아보다 일본 인테리어 업체인 니토리 제품을 더 애용하는 편이다. 마이 씨는 "이케아 제품은 저렴한 가격과 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유명하지만 일본식 가정에는 그다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니토리는 도쿄에 매장이 많아 쉽게 들를 수 있다는 점과 배송료가 비교적 싼 것이 장점"이라며 "디자인이 깔끔하고 무늬나 색상이 은은해서 좋다"고 덧붙였다.

 

일본 토종 가구업체인 '니토리'는 국내 소비자에겐 생소한 브랜드다. 그러나 이 회사는 글로벌 가구공룡인 이케아에 맞서 일본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다윗과 같은 존재다.

 

국내 가구업계에선 니토리 사례가 곧잘 언급된다. 최양하 한샘 회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매출 3조원을 올리는 니토리가 매출 7000억원의 이케아에 대응해 자국 시장을 지키고 있다"며 니토리를 한샘의 롤모델로 언급한 바 있다. 일본 가구업계 최강자 니토리의 성공 비결은 뭘까?

 

▲ 니토리의 매출액 (출처: 니토리)

 

◇ 이케아보다 더 싸다

 

니토리는 지난 1967년 일본 삿포로에서 30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서 출발한 홈퍼니싱 회사다. 니토리는 2000년까지 업계 1위였던 오오츠카 가구를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일본 시장에 진출한 이케아 역시 니토리 앞에 무릎을 꿇었다. 니토리의 최대 경쟁력은 '싼 가격'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오오츠카가 '롯본기 힐스' 등 고급 주거시설을 겨냥해 고가 가구에 주력할 때 니토리는 일본 소비자의 합리적 소비 성향을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6년 이케아가 일본에 문을 열자 니토리는 이케아에 대응해 더욱 가격을 낮췄다. 니토리는 '가격인하 선언'이라는 광고 문구를 내걸고 1300여개 제품 가격을 15~40% 가량 낮췄다. 그 결과 니토리의 할인 제품은 이케아와 가격이 비슷하거나 더 싸졌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니토리는 제조·유통 일괄형(SPA) 생산방식을 도입했다. SPA는 한 기업이 상품기획부터 디자인-생산-유통-판매까지 직접 맡아 일괄 진행하는 것으로, 우리에게는 유니클로식 생산방식으로 알려져있다.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아끼고 신속하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 니토리의 물류센터 (위)간사이 물류센터, (아래)큐슈 물류센터 (출처: 니토리)

원자재 공급을 위해 니토리는 이미 1989년부터 싱가포르·중국·말레이시아·태국 등 7개국에 15개의 해외 거점을 구축했다. 각국에서 조달한 원자재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세운 공장으로 수송한다.

 

일본 삿포로·간또·간사이·큐슈 등에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물류센터(DC)를 열었다. 유통·배송 역시 니토리가 담당한다. 이로써 니토리는 중간 마진을 남기지 않고 최적의 단가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 이케아보다 더 친절하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해외 공장을 세우면서 품질 관리는 니토리의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2007년 니토리가 중국에서 생산한 토기(土器)에 리콜 조치가 내려졌다. 토기를 가열하면 그릇이 갈라지면서 물이 새는 문제가 불거진 것.

 

니토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혼다자동차의 중역이었던 기요시 스기야마씨를 모셔왔다. 혼다자동차의 품질 관리 기법을 니토리에 도입키로 한 것이다.

 

니토리는 제품 안전 및 품질을 시험하기 위해 X-선 형광분석기,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측정기 등 각종 장비를 갖춘 분석실을 설치했다.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품질판정사' '품질관리 담당자' 등 자격 제도도 마련했다.

 

'불편함'을 파는 이케아와 차별화하기 위해 니토리는 '친절함'을 파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싼 부지를 찾아 도심 외곽에 창고형 대형 매장을 짓는 이케아에 대응해 니토리는 도심에 소형 점포를 늘리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소형 점포인 '데코홈'을 포함해 일본의 니토리 매장은 총 312개다. 8개 매장을 갖춘 이케아보다 40배나 많은 셈이다.

 

▲ 니토리 매장 내부 모습. (출처: 니토리)

 

'착한' 배송 서비스 역시 니토리의 강점이다. 이케아는 매장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배송비를 책정하고 있다. 이케아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케아 타치가와점(店)이 위치한 도쿄도(東京都) 타치가와시(立川市)로 50kg 이하 제품을 배송할 경우 3990엔(3만7000원)이 든다. 매장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배송을 신청해도 약 4만원의 비용이 든다.

 

니토리는 구매 금액이 1만8462엔(17만1000원) 이상일 경우 무료로 배송해 준다. 구매 금액이 기준 이하일 경우에도 배송료는 1500엔(1만4000원)을 넘지 않는다.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경트럭 무료 대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 중국시장 찍고 한국 진출

 

▲ 니토리 매장 전경 (출처: 니토리)

니토리는 일본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 점포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니토리는 일본 전역에 312개 매장을 두고 있으며 해외 매장은 총 25개다. 지난 2007년 대만에 진출해 매장을 19개로 늘렸으며 미국에는 2013년에 진출해 현재 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중국 1호점을 오픈했다.

 

니토리는 오는 2017년까지 전 세계 500개 점포, 매출액 5500억엔(5조11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해외 매장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당면 과제인 셈이다.

 

니토리 관계자는 "일본의 인구가 줄어들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중국 시장에 안착한 후 한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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