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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이케아' 니토리, 한국 공략 핵심은 '대형마트'

  • 2024.02.22(목) 17:05

홈플러스 손잡고 한국 매장 확대
집객 효과 높아 대형마트도 '윈윈'
연내 5호점 오픈…한국 공략 속도

22일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오픈한 니토리 2호점.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일본의 이케아'로 불리는 홈퍼니싱 브랜드 니토리가 국내 두 번째 점포를 열고 유통망 확장에 속도를 낸다. 이마트에 이어 홈플러스와도 손을 잡으면서 높은 접근성을 승부수로 삼았다.
3개월만에 2호점…한국 공략 속도 낸다

니토리코리아는 서울시 영등포구의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국내 2호점을 오픈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점포는 지난해 11월 서울시 성북구 이마트 하월곡점의 1호점에 이어 3개월만에 여는 니토리의 두 번째 매장이다. 홈플러스에는 처음으로 입점했다.

니토리는 일본 1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가구, 정리용품, 인테리어 소품 등의 홈퍼니싱 제품을 판매한다. 이날 기준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983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다음달 중 1000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오누키 케이고 니토리코리아 대표이사, 타케다 마사노리 니토리홀딩스 부회장 겸 니토리코리아 회장,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 등 관계자들이 22일 니토리 2호점 오프닝 세레모니에 참석했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니토리는 오는 2032년까지 전 세계 3000개 매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중 2000개를 해외에 낼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200개 이상의 매장을 계획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니토리는 현재까지 오픈한 이마트 하월곡점,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더해 연내에 홈플러스 가양점, 인천연수점, 금천점을 연내 추가로 열 계획이다. 현재 이마트와도 추가 매장에 대해 논의 중이며 롯데마트의 입점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타케다 마사노리 니토리홀딩스 부회장 겸 니토리코리아 회장은 "서울은 우리가 굉장히 중요한 거점으로 생각하고 많은 공을 들이는 시장"이라며 "2032년까지 더 많은 고객들이 니토리를 만나볼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곳에 출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누키 케이고 니토리코리아 대표도 "우선은 서울에 집중할 생각이지만 타이밍을 보고 지방에도 개점할 것"이라면서 "한국에서는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를 내서 출점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단독 매장 대신 '대형마트'와 맞손

니토리의 한국 공략 전략의 핵심은 '대형마트 입점'이다. 이케아의 경우 서울과 부산 교외에 대형 매장을 운영한다. 반면 니토리는 서울 시내에 있는 대형마트에 입점한다. 매장 규모는 이케아보다 작지만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이케아처럼 쇼룸을 갖춘 대형 매장에 대해서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

오누키 대표는 "이마트,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는 많은 고객들이 방문하고 가족을 동반하기도 한다"며 "고객들이 단 한 번 방문하는 것보다 더 자주 방문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대형마트에 입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토리의 이런 전략은 대형마트의 니즈와도 맞아떨어졌다. 최근 대형마트들은 집객을 위해 비식품매장의 비율을 늘리고 앵커 테넌트(핵심 임대매장)를 확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만큼 대형마트 입장에서도 니토리와 같이 고객이 매장으로 직접 찾아가고 싶어할 만한 매장이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이마트 하월곡점 니토리 1호점 오픈 기념식에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참석한 것이나, 이날 2호점에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가 방문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조 대표는 "홈플러스 영등포점은 지난해 11월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인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과 다양한 테넌트(임대매장)로 구성한 체험형 공간으로 리뉴얼한 미래형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 단위는 물론 MZ 세대 고객 유치까지 기획한 매장이기 때문에 합리적 가격과 1~2인 가구를 위한 상품을 갖춘 니토리가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접근성 높여 인지도 제고

업계에서는 니토리의 이런 전략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니토리가 아직 국내 소비자들에게 낯선 브랜드인 만큼 서울의 주요 거점에 위치한 대형마트에 입점해 고객과의 접점을 쉽게 만들 수 있어서다.

이날 니토리 2호점에서 만난 50대 주부는 "니토리라는 브랜드는 처음 들어본다"면서도 "마트에 산책 나온 김에 들렀는데 매장이 크고 제품 가격이나 품질도 괜찮아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이케아가 더 좋지만 너무 멀어 자주 가기는 어렵다"며 "이 곳은 집에서 가까워 자주 방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최근 홈퍼니싱 시장이 다소 주춤하다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니토리처럼 시내 주요 쇼핑몰에 입점해있는 홈퍼니싱 브랜드들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모던하우스를 운영하는 엠에이치앤코는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897억원, 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 6.4% 성장했다. 무인양품 역시 2023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9% 성장한 1499억원을 기록했고, 1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반면 주로 교외에 대형 매장을 냈던 이케아코리아의 경우 2021 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에 실적이 정점을 찍은 뒤 주춤한 상태다. 2021회계연도에 6873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2023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에는 6007억원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94억원에서 26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한국 진출 10년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줄어든 데다, 이케아의 추가 투자 및 매장 확대가 멈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홈퍼니싱 브랜드의 성장을 주도하는 MZ세대들이 쇼핑몰에 즐겨 방문하기 때문에 이들이 쉽게 자주 찾을 수 있는 곳에 입점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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