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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최고의 마케팅…패션업계, 1분기 실적 '훈풍'

  • 2026.05.15(금) 07:00

늦추위에 겨울옷 판매 증가…수익성 반등
백화점 중심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 약진
소비심리 회복 겹치며 의류 판매 호조

그래픽=비즈워치

올해 1분기 패션업계가 모처럼 웃었다. 주요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개선됐다. 소비심리 회복과 함께 늦추위가 길어지며 겨울 의류 판매가 살아난 덕분이다. 지난해 겨울 온화한 날씨로 직격탄을 맞았던 패션업계가 올해는 날씨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추위가 효자

패션업계에서 겨울은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패딩·코트·다운재킷 등 아우터 제품 단가가 높아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패션기업 실적은 날씨 영향을 크게 받는다. 올해 1분기에는 이런 날씨 공식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지난해 12월까지 이어졌던 포근한 날씨와 달리, 올해 초에는 한파와 큰 일교차가 이어지며 겨울 의류 판매가 살아났다. 

가장 눈에 띄는 실적을 낸 곳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956억원, 영업이익 1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7%, 영업이익은 452.6% 증가했다. 직전 분기 적자에서도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 릭오웬스, 어그, 에르노 등 수입 브랜드 판매가 늘었고, 스튜디오 톰보이·일라일·맨온더분 등 자체 브랜드도 리브랜딩 효과를 봤다. 니치 향수를 중심으로 한 럭셔리 뷰티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코스메틱 부문은 1분기 매출 1240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그래픽=비즈워치

한섬도 실적 개선 흐름에 올라탔다. 한섬은 올해 1분기 매출 4104억원, 영업이익 3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7.9%, 67.7% 증가했다. 한섬 측은 "의류 소비심리 회복세가 지속되며 국내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 실적이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1분기 매출 5730억원, 영업이익 3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3.7%, 11.8% 성장했다. 빈폴·갤럭시 등 내셔널 브랜드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매출은 2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3억원을 기록했다. 날씨 변화에 따른 효율적 상품 운영과 신상품 판매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의 중국·일본 사업 확장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LF는 지난해 4분기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LF의 1분기 매출을 4252억원, 영업이익을 301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의류 소비 '꿈틀' 

업계에서는 '최고의 마케팅은 날씨'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실적 개선을 단순한 날씨 덕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올해 들어 백화점 채널에서는 국내 패션 브랜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 우려로 위축됐던 의류 소비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패션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 소비재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이는 품목 중 하나가 의류다. 반대로 소비심리가 회복되면 가장 빠르게 반등하는 분야 역시 패션이다. 올해 들어 금리 인하 기대감과 증시 반등 등이 맞물리며 소비 여력이 일부 회복된 점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백화점 업계의 MD 변화도 한몫했다. 과거 해외 명품 중심이었던 백화점 패션 소비가 국내 컨템포러리 브랜드와 프리미엄 캐주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백화점들은 최근 몇 년간 K패션과 디자이너 브랜드 육성에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 타임·시스템·스튜디오 톰보이·빈폴 등 국내 브랜드들이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빈폴x다리아 송 협업 컬렉션/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업계에서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초고가 명품 소비는 다소 둔화한 반면, 일상적으로 입을 수 있는 프리미엄 의류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실용성과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강해지면서 국내 패션기업들의 경쟁력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기후 리스크'는 여전히 가장 큰 변수다. 최근 몇 년간 겨울이 점점 늦게 시작되고 짧아지면서 전통적인 시즌 전략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에는 11월부터 겨울 판매 시즌이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12월 이후에야 본격적인 수요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문제는 패션업 특성상 생산 시점을 즉각 조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부분 수개월 전 원단 발주와 생산 계획이 확정된다. 날씨 예측이 빗나가면 재고 부담과 대규모 할인 판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주요 패션기업들은 경량 아우터와 간절기 상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공급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전략도 강화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는 늦추위 효과로 겨울 의류 판매가 살아난 데다 소비심리 회복 흐름까지 맞물리면서 패션업계 전반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다만 이상기후로 계절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빠른 상품 기획과 유연한 재고 운영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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