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시장에 손을 내밀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합병의 당위성과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는데 주력했다. 합병법인이 출범하면 배당을 높이고, 주주권익 제고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위원회 설치도 약속했다.
다만 합병비율 재산정이나 합병 무산후 대안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제일모직은 30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긴급 기업설명회(IR)를 통해 합병 삼성물산의 비전과 주주친화 정책 등을 제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윤주화, 김봉영 제일모직 사장과 김신 삼성물산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합병법인의 주주친화 정책을 강조했다. 합병법인은 30% 수준의 배당성향을 지향하며,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기회, 사업성과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상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사회 독립운영 강화를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주주권익(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특수관계인 거래, 인수·합병 등 주주의 권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심의하는 기능을 맡기겠다는 설명이다. 위원중 1명을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으로 선임해 이사회와 주주간 소통의 역할을 맡기게 된다.
그밖에 외부 전문가와 사내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CSR 전담조직을 구성해 글로벌 기업의 주주·시장·사회 기여 사례를 연구, 회사정책에 적극 반영키로 했다.
글로벌 선진사의 배당·자사주 정책 등 주주 환원정책 사례와 기업시민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연구해 회사에 도입하겠다는 설명이다. 소액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강화 방안을 수립해 시장의 목소리를 적극 수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사진 왼쪽부터 김봉영 제일모직 사장,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 김신 삼성물산 사장. |
합병법인의 당위성과 시너지 효과도 제시했다.
합병 삼성물산이 'Global Business Partner & Lifestyle Innovator'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건설, 상사 부문의 B2B 사업 지속 성장과 패션, 식음·레저 부문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합병법인은 핵심경쟁력 결합 및 시너지에 따른 성장 기대감과 그룹의 'De facto Holding Company(사실상 지주회사)'로서 기존에 보유중인 글로벌 사업역량과 다각화된 사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에너지 등 미래사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엘리엇 등이 요구하고 있는 합병비율 재산정이나 합병무산이후 대안(플랜B)에 대해선 "없다"고 일축했다. 경영진들은 합병만이 최선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윤 사장은 합병 무산이후 대안에 대해"(플랜B는) 없다"며 "시간을 더 늦추면 합병이 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봉영 사장은 "합리적 의사결정을 했다"며 "합병 기대효과와 주주친화 커뮤니케이션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지금이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시간이라고 판단했다"며 "제일모직의 역량을 삼성물산의 인프라에 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신 사장도 "삼성물산이 사실상 지주회사에 속하게 되면 플러스 요인이 더 많겠다는 종합적인 판단이 있었다"며 "상사부문이 제일모직 패션사업과 결합하면 물류서비스나 대리점 관리 등 기능이 더해져 수직통합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