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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동생과 화해한다더니...

  • 2015.11.03(화) 16:46

금호타이어, 금호석화에 갑질 논란

금호가 형제의 난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금호산업 인수로 그룹 재건을 눈앞에 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가족간 화합’을 언급했지만 오히려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한 임원이 금호석유화학의 임원에게 금호석화가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12.8%)을 처분하지 않으면 연말에 예정된 거래 계약 갱신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성고무를 생산하는 금호석화는 그 동안 금호타이어에 연간 1500억원 규모의 고무를 납품해왔다. 이는 금호석화 전체 매출의 5% 수준이며, 이번에 갱신해야 할 계약은 이중 일부 물량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타이어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유선을 통해 금호타이어 임원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들었고, 이에 공식적인 문서를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해당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금호석화와 지속적으로 거래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부인했다.

 

이처럼 금호석화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관련해 논란이 발생한 것은 금호석화가 2대 주주로서 지속적으로 주주권리를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 입장에선 경영에 간섭하는 금호석화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실제 금호석화는 지난해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로 복귀하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선임절차가 정상적이 아니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금호석화는 최근 출범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서울에 대해서도 사업성 여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월 박삼구 회장이 박찬구 회장에게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며 형제간의 갈등 봉합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주식매매계약 체결 후 “본인의 부덕한 탓으로 가족문제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킴 부분에 책임감을 느낀다”여 “앞으로 가족간 화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두 형제가 직접적으로 만나거나 관계가 진전되는 모습을 찾긴 어렵다. 오히려 이번 사건을 통해 갈등이 더욱 깊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외적으로는 박삼구 회장이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지만 내부적으로는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유화학 간 갈등이 여전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처럼 직접적 지분관계가 얽히지 않은 금호타이어 임원이 나선 것을 보면 금호아시아나가 금호석유화학을 얼마나 눈엣가시로 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 10월 중 대기업집단 소속회사 변동 현황’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완전히 계열분리 됐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2009년부터 박찬구 회장에 의해 독립경영이 이뤄져왔지만 공정위는 금호석유화학 등 8개사를 금호산업 등과 같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시켜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동안 금호석유화학 8개 계열사에 지배력이 미치지 않았음에도 동일기업집단으로 지정돼 공시위반으로 인한 과태료 부과 등 여러 문제점이 있었다"며 "이제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 계열사들이 계열분리돼 독립경영이 가능해졌고, 금호석유화학그룹도 독자경영을 통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이번 계열 분리로 그룹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신용등급은 상향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앞으로 기업경영 환경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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