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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기업의 별' 임원으로 산다는 것

  • 2015.11.25(수) 11:32

재계 인사시즌이 다가왔습니다. 올해는 국내 산업 현장이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실적도 부진해 예년보다 승진 인사 폭이 적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가뜩이나 바늘구멍인 임원 되기가 올해는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그럼에도 누군가는 그 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아 임원(별)으로 승진하겠죠.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자신이 임원이 되는 상상을 해봤을텐데요. 지난해 임원으로 승진한 A상무를 통해 임원의 삶에 대해 한 번 알아볼까요. A상무는 현재 국내 10대 기업 중 한곳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0.87%의 확률

 

지난해 30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평사원으로 입사해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은 0.87%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CEO스코어 자료) 사원 115명 중 1명만 임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인데요.

 

특히 임원중에서도 사장까지 되는 경우는 0.02%로, 5000명 당 1명에 불과합니다. A상무 역시 함께 입사한 동기는 200명이 조금 넘었는데 임원이 된 동기는 지금까지 본인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 자료: CEO스코어(2014.3 기준)

 

#업무성과 A+

 

‘임원이 된다’라는 것은 그 만큼 업무능력이 출중하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겠죠. 대리-과장-부장을 거치면서 쌓아올린 업무 성과가 임원 승진의 기반이 되는 거죠.

 

또 임원은 부하 직원들을 통솔하는 리더십도 있어야 합니다. 리더십은 특정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요소인데요. 이 때문에 사내외 평판이 임원 승진에 반영됩니다. 임원으로서 책임감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지 회사 안팎의 평가를 통해 승진 여부가 결정되는 셈입니다.

 

 

 

여기에 좋은 상사와 동료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고, 때를 잘 만나는 것도 중요합니다. 불황기에는 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성과를 내기 어렵지만 호황을 만나면 순풍에 돛을 달게 되는 겁니다. 결국 운도 따라줘야 임원까지 갈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임원이 될 때 기본적인 영어 능력을 테스트하는 곳도 있지만 자격 시험이 따로 있는 건 아닙니다. 학력이나 입사 연차 등도 관련이 없습니다. A상무는 1997년 입사해 동기 중에선 가장 빨리 임원이 됐습니다.

 

#회의 또 회의

 

임원이 되면 책임과 권한이 많아집니다. 그 만큼 업무량도 늘어나게 되죠. A상무의 하루를 한 번 들여다볼까요?

 

A상무의 하루는 오전 7시부터 시작됩니다. 비서로부터 일정 보고를 받은 후 오전에만 임원회의, 팀회의 등 평균 2~3개의 회의를 소화합니다.

 

점심시간도 업무의 연장인데요. 대부분은 외부 인사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오후에는 오전 회의(임원회의 등)에서 결정된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기 위해 관련 담당자와 미팅을 갖습니다.

 

정해진 회의 외에도 수시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해야 하니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습니다.

 

실제 A상무는 임원의 하루를 설명하면서도 바로 다음 회의에 들어가야 한다며 바쁜 모습이었습니다. 상무가 되고 난 후, 이전보다 회의가 적어도 3배는 늘어난 것 같다고 합니다.

 

또 책임감 역시 달라진다고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임원은 계약직 형태인데요. 수준 높은 대우를 받는 만큼 업무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하는 위치입니다. A상무는 “회의도 많고 책임질 것도 많으니 이래저래 고되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 품위를 지켜라

 

임원은 회사를 대표하는 얼굴이기 때문에 평균 이상의 지식과 소양을 갖춰야 합니다.

 

따라서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은 물론 경영학, 인문학 등 이수해야할 교육이 많습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새로 임원이 되면 자체 MBA 과정을 밟게 합니다.

 

회사에선 임원이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죠. 비서, 사무실, 차량 등이 지원됩니다.

 

 

LG그룹을 보면, 상무부터 별도 집무실이 제공되고 비서가 붙습니다. 차량은 상무급은 그랜저(3000cc이하), 전무급은 제네시스 혹은 K9(3500cc이하), 사장급은 에쿠스(5000cc이하)가 제공됩니다. 운전기사는 전무 이상의 임원에게만 지원됩니다.

 

또 해외 출장 시에는 비즈니스클래스 좌석이 제공되고, 품위 유지를 위해 법인 카드와 골프 회원권이 주어집니다. 카드 사용한도는 기업 및 직급에 따라 다릅니다.

 

#저녁이 '없는' 삶

 

임원이 되면 급여도 큰 폭으로 오릅니다. A상무는 아직 연봉 기준으로 비교해보진 않았지만 부장 때보다는 적어도 1.5배 가량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하네요.

 

일반적으로 대기업 상무급 연봉은 부장의 1.5~2배 정도됩니다. 부장 연봉이 1억원 선이라면 1억5000만~2억원 정도 받는 셈이죠.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상장사 임원(등기임원(주로 사장급) 기준) 연봉은 일반 직원보다 10배 이상 많습니다. 지난해 임원 1명의 평균 연봉은 7억5488만원, 직원 연봉은 6999만원으로 약 10.8배인데요.

 

 

국내 4대 그룹 중에는 삼성의 임원과 일반 직원 연봉차이가 17.1배로 가장 컸습니다. 삼성 임원 평균 연봉은 14억9793만원이고 직원은 8766만원입니다. 그 뒤는 LG그룹(14.4배), 현대자동차그룹(13.7배), SK그룹(9.7배) 순이었습니다.

 

임원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기대하기 힘듦니다. 실제 임원들은 업무지시 권한과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월화수목금금금' 식으로 일합니다. 사장이나 상사에게 보고하기 위해 밤늦은 시간까지 대기하는 경우도 허다하죠.

 

또 부하직원들과의 회식이나 거래처 접대, 동료 임원들과의 교류 등 살아남기 위해 투자해야할 시간도 많습니다.

 

 

# 임원의 끝은

 

더 이상 승진을 하지 못하고 임원직에서 물러나도 재취업 문은 열려있다고 합니다. 그 동안 임원으로서 관계를 맺었던 회사의 임원으로 재취업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서인데요. A상무는 “대부분 임원들은 퇴직 후 이전에 알던 회사의 임원급으로 다시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며 “서로에 대한 업무 파악도 빠르고, 그 동안의 경험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외에도 회사의 고문 역할을 하면서 경영에 도움을 주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대기업은 상무급으로 퇴임하면 퇴직 후 1년 동안은 연봉의 70% 정도를 보장(전무급 2년)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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