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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기업의 별, 임원 '든 자리, 난 자리'

  • 2015.12.08(화) 11:09

승진 잔치 뒤켠, 조용하고 쓸쓸한 '퇴장'
퇴임 임원 배려 적어.."성과급 달라" 소송도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서는 승진보다 많은 해임이 일어난, 연말 기업 인사철의 이면을 짚어볼까 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 그래픽: 김용민 기자 /kym5380@

 

<앵커 멘트>

연말 인사철을 맞아 재계 각 그룹들의 정기 임원인사 소식이 잇달아 나오고 있죠. 지지난 주 LG그룹부터 시작해 지난 주 대대적인 삼성그룹의 인사소식까지 들립니다.

 

그런데 말이죠. 승진하거나 새 보직을 맡은 임원들은 인사 명단에 자랑스럽게 이름을 올리는데, 원래 그 자리에 있던 임원들은 어떻게 될까요? <비즈니스워치> 윤도진 기자 연결합니다.
 
<앵커1>
윤 기자, (네, 비즈니스워치 윤도진입니다) 지난 주 삼성그룹 정기 인사만 해도 임원 승진 인원이 2009년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그럼, 임원수 자체가 줄어든 거죠?

 

<기자1>
네. 삼성은 지난 4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총 294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는데요. 이는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후인 지난 2009년 247명 승진 이후 가장 작은 규모입니다. 2011년 490명, 2012년 501명 등과 비교하면 약 60% 수준에 불과합니다.

 

반면 각 계열사 별로 기존 임원중 상당수가 퇴직 통보를 받았는데요. 정확히 집계되진 않았지만 적어도 20% 가량의 임원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됩니다. 새로 임원을 달거나 승진한 사람보다 자리에서 짐을 싼 기존 임원이 많았다는 얘깁니다.

 

<앵커2>
윤 기자, (네) 인사철에 보면 말이죠. 승진하거나 보직을 변경해 새 업무를 맡게되는 임원들은 인사 명단에도 오르고, 그러면 주변에서 축하도 받고 그러는데, 퇴임 임원들은 대부분 조용히 자리를 뜨는 경우가 많죠?

 

<기자2>
맞습니다. 임원이 '임시직원의 준말'이라는 우스개도 있는데요. 그만큼 고용 안정성이 낮다는 얘깁니다. 30대그룹 상장사 CEO(최고경영자) 평균 재임기간이 2.6년에 불과하다는 결과는 이런 상황을 대변하는 거죠.

 

인사철에 나오는 인사명단은 이런 임원들에게는 사실상 '살생부'인데요, '생'만 있는, 다시 말해 살아남아 있거나 승진하는 이들의 명단이다 보니 자리를 떠나는 임원들은 그야말로 조용히 물러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2-1>
생각보다 그런 점이 아쉽더라고요? 그렇죠?

 

<기자2-1>
그렇습니다. 굴지의 대기업에서 임원까지 단 사람들 대부분을 보면 그 기업에서 20~30년 동안 몸담아왔던 사람들이고요. 업무 측면에서도 한 분야에서 전문성이나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임원까지 간 사람들인데요.

 

승진하지 못하거나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고 해서 쫓겨나듯 짐을 싸야하고, 안팎으로도 회사에서 내쳐진 사람처럼 여겨지는 건 씁쓸한 모습입니다.

 

<앵커3>
그러니까요. 삼성도 올해부터는 당장 하루 전날 보직 해임 통보를 하는 게 아니라, 사흘 정도 말미를 두고 정리할 수 있게 했다죠?

 

<기자3>
네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십년 몸담은 직장생활을 정리하는 데는 짧은 시간일 겁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1~2년 기간동안 상근 고문직 등을 주고, 따로 사무실을 마련해 주는 방식으로 퇴직, 혹은 퇴직을 앞둔 임원들을 예우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잘 나가던 임원일수록 갑작스러운 퇴임 뒤 적응 기간을 견디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앵커3-1>
우리 기업들이 어디 다른데 눈 돌릴 틈을 주던가요? 기업 임원이 되려면 회사만 바라봐도 모자랄텐데요?

 

<기자3-1>
그렇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는요. 물론 노동시장이 많이 유연화된 우리나라와는 다른 고용형태이긴 하지만요, 해임 직후나 연말에 퇴임 임원과 그 가족들을 불러모아 그동안의 노고를 회사 차원에서 치하하고, 또 새 출발을 격려하는 행사도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그처럼 임직원을 배려하는 기업 문화가 부족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4>
배려도 배려지만, 퇴임하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상당부분 빠르면 40대 후반, 대부분 50대 초중반이라는 점도 문제인거죠. 한창 일할 나이인데 회사를 떠나야하는 거니까요.

 

어쨌든, 윤기자! (네) 임원들이 고급 정보를 가진 핵심인물들이잖아요? (그렇습니다.) 그럼 기업들도 일종의 사후 관리를 잘 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4>
네 맞습니다. 반도체나 자동차, 조선, 건설 엔지니어링 등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앞서가는 산업군에 있던 임원이나 직원들은 중국 등 해외 업체의 스카우트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핵심 기술 분야에 노하우가 있는 인재의 경우는 퇴임 후 종전 연봉의 4~5배 가량의 제의 받기도 한답니다. (그렇군요.)

 

이런 경우도 있는데요. 바로 두 달 전 GS건설을 상대로 전직 임직원 12명이 집단으로 소송을 걸었거든요.

 

근무 당시 체결했던 임원 계약 약정에 따라 장기 성과급 지급요건이 충족됐으니, 지금이라도 해당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요구한 겁니다. 이 소송 가액은 23억여원에 달하는 규모고요. 평균적으로 한 사람에 2억원씩 돌아가는 금액입니다. (네, 그래서요?)

 

소송을 건 원고 중 대표 격인 권 모 전 전무는 2005년부터 경력 입사해 2008년 말까지 근무했던 공학 전문가인데요. 어떤 이유에서인지 7년여나 지난 최근에야 뒤늦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송 원인이 정확히 확인되진 않았습니다만, 어찌됐든 퇴직 임원 관리에 소홀했던 게 문제가 아니겠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마무리>
퇴임 임원이 자신이 근무했던 회사를 상대로 소송이라, 그런 일도 있군요. 기업들, 인사철 든 자리 뿐 아니라 난 자리도 되살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윤 기자 얘기 잘들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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