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정기인사에서 협의회 산하 위원회를 7개로 확대한데 이어 계열사들의 사업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재무조직도 새로 만들었다.
SK는 13일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직속 조직으로 IFST(Integrated Financial Solution Team)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은진혁 전 인텔코리아 사장을 부사장급으로 영입해 이 조직을 맡겼다.
SK 관계자는 "계열사들의 사업 확대 과정에서 재무나 사업적인 부분에 대한 지원을 위한 것"이라며 "컨트롤타워라기보다 지원을 해주는 역할로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SK 계열사들이 해외 파트너십 체결이나 인수합병 등 사업 확대에 나서는 과정에서 이에 필요한 재무적 솔루션 등을 제공해주는 기능을 하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SK는 현재 ▲ IT서비스 ▲ ICT융합 ▲액화천연가스(LNG) 밸류체인 ▲ 바이오·제약 ▲ 반도체 소재·모듈 등 5대 핵심사업을 선정, 이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SK(주)가 OCI 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반도체 소재사업에 진출했다. 중국 혼하이그룹 자회사인 팍스콘과 합작기업을 통해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나서는 등 IT서비스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그밖에 바이오·제약에 대한 투자 확대, 중국 현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LNG사업 확대 등도 추진중이다.
핵심사업 육성외에 SK는 지난 정기인사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 기능도 강화했다. 그동안 6개 위원회와 1개 특별위원회로 운영되던 협의회 산하 위원회를 7개로 재편했다.
기존 전략위원회와 ICT기술∙성장특별위원회를 합쳐 에너지∙화학위원회와 ICT위원회로 나눴다. 에너지 화학위원회는 정철길 부회장이, ICT위원회는 임형규 부회장이 맡았다.
▲ 지난해 10월 열린 CEO 세미나에서 최태원 회장이 발표를 듣고 있는 모습. |
SK가 이처럼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기능 강화에 나선 것은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10월말 제주도에서 열린 CEO세미나에서 최 회장은 "’따로 또 같이’ 3.0 체제는 우리가 고민한 지배구조 가운데 현재로서 가장 좋은 답인 것이 분명한 만큼 신념을 갖고 지속적으로 진화∙발전시켜 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이어 3.0 체제가 보다 효과적이고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위원회의 역할 및 전문성 강화 ▲위원회 실행력 제고 ▲관계사 CEO의 적극적 참여 등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특히 "위원회는 각 관계사의 ‘따로’ 수준을 확실하게 끌어올릴 수 있도록 글로벌 역량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할 뿐 아니라 치열하고 철저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실행력도 갖춰야 관계사가 자발적으로 위원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진다"고 강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