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경영환경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패기'로 이를 극복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패기'는 일과 싸워 이기는 기질을 뜻하는 SK그룹 내부 용어다.
최태원 회장은 4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신년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신년회에는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정철길 에너지∙화학위원장, 임형규 ICT위원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와 임직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연말 혼외자를 인정하는 서신을 공개한 이후 대외활동을 자제해왔지만 이날 신년회 참석을 시작으로 다시 경영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일에는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반도체 경영현황을 논의한 후 경쟁력 강화방안을 협의했다. SK는 "개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영에만 전념하겠다는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경영환경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SK는 '패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낼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가경제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을 통해 '따로'를 진화시키고, '또 같이'를 통해 '따로'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계열사는 실행력을 높이고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솔직함과 신뢰의 기업문화를 확산해 나갈 것"이라며 "서로에게, 그리고 시장에게 솔직할때 소통의 비용이 줄어들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년사 요약.
지난해 우리는 그룹 창업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0조원을 경신하는 성과를 거뒀음. ‘한마음 한 뜻’으로 땀 흘려준 우리 구성원의 덕분임.
그러나 올해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상당히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됨. 이에 대한 우려가 크긴 하지만 SK는 ‘패기’(일과 싸워 이기는 기질을 뜻하는 SKMS 용어)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낼 것임. 또한 이를 통해 국가경제에도 기여할 것임. 저 자신과 모든 CEO들이 앞장서겠음.
아울러, SK는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겠음. 우리는 투자와 고용이 가지는 Impact가 SK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를 포함한 사회 공동체 전체에 긍정적 형태로 나타나도록 하겠음.
SK는 그동안 우리 사회로부터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받으며 성장해 왔음. 이제는 우리가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주고, 보답해야 할 책무가 있음.
이를 위해 위해 세 가지를 당부드림.
첫째, 혁신을 통해 ‘따로’를 진화시키고, ‘또 같이’를 통해 ‘따로’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함. 개별 회사가 처한 환경과 사업구조 특성에 맞게 경영시스템을 설계하고 한층 업그레이드해 실행력을 높여야 함. 동시에 수펙스추구협의회는 각 사의 경영 인프라 수준을 높임으로써 그룹의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함.
둘째, 솔직함과 신뢰의 기업문화를 확산해 나갈 것임. 서로에게, 그리고 시장에게 솔직할 때 소통의 Cost가 줄어들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됨. 비록 시간이 많이 소요되겠지만 반드시 정착, 확산해 나가야 할 기업문화임.
셋째, 위기 극복의 원동력으로서의 패기를 다시금 강조하고자 함. 패기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한 방향으로 힘을 모아서 그룹의 안정과 성장은 물론, 국가경제 발전도 견인해야 함. 2016년은 SK그룹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전환점이 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