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9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혔다. 권 회장은 지난 2014년 3월 14일 포스코 회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내년 3월 14일까지다. 포스코 회장은 임기 종료 3개월 전에 연임 여부 의사를 밝혀야 한다. 이에 따라 권 회장은 이날 연임 의사를 이사회에 밝혔다.
권 회장은 이사회에서 "지난 3년간의 추진해왔던 정책들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남아있는 과제들을 완수하기 위해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직 연임의사를 표명드린다"며 "회사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 따른 향후 절차를 충실히 따르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사회는 곧바로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렸다. 위원회는 포스코의 사외이사 6명 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향후 권 회장을 단일 후보로 두고 회장 자격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다. 심사를 통과하게 되면 내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 |
권 회장의 연임 의사 표명은 일정 부분 에상됐던 부분이다. 내부적으로도 권 회장이 연임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는 권오준 체제 이후 포스코의 경영 상태가 상당부분 정상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부에서도 권 회장이 그동안 진행한 구조조정과 재무전전성 확보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
실제로 권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재무건전성 개선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고 전력투구해왔다. 포스코는 정준양 전 회장 시절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본업인 철강업의 경쟁력 약화와 함께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권 회장은 취임 이후 사업 구조조정과 비핵심 계열사 매각 및 통폐합, 철강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주력했다. 그 결과, 포스코는 지난 3분기에 4년만에 '1조 클럽'에 재가입했다. 구조조정도 전체 149건 중 98건을 완료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권 회장은 "3년 전 포스코 회장에 취임해 ‘POSCO the Great’ 재창조를 위해 전 임직원과 혼연일체가 되어 협력하고 개혁을 추진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비율이 대폭 낮아졌고 주가도 반등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월드 프리미엄 제품 확대와 솔루션 마케팅을 통한 철강 본원 경쟁력도 강화됐다고 판단된다"며 "특히 품질 불합격률이 높고 생산성이 낮다는 통념과 달리 월드 프리미엄 제품이 품질과 생산성이 동시에 상승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권 회장이 연임을 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권 회장과 포스코가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점이 연임 성사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향후 CEO후보추천위원회도 이 부분에 심사의 주안점을 두고 검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이 부담요인이기는 하지만 권 회장과 포스코가 그간 적극적으로 해명해왔고 포스코는 게이트에 연루된 여타 기업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 만큼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의 경영정상화 노력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점이 부각된다면 연임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