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내수·해외 모두 무너졌다
현대차의 작년 판매량은 486만49대였다. 전년대비 2.1% 감소한 수치다. 내수 및 해외 판매 모두 부진했다. 해외 생산·판매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모두 전년대비 판매가 줄었다. 내수판매는 전년대비 7.8% 줄어든 65만8642대를 기록했다. 해외 판매는 1.2% 감소한 420만1407대였다.
해외 판매의 경우 노조의 파업 여파로 국내 생산·해외 판매의 감소가 뼈아팠다. 국내 생산·해외 판매는 전년대비 12.5% 줄어든 101만406대였다. 해외 생산·판매는 전년대비 전년대비 3.1% 증가한 319만1001대를 기록했다. 해외 생산·판매도 전년대비 판매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예년 수준에는 못미쳤다.
현대차는 작년 판매 실적 부진 원인에 대해 "국내외 전반적인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발생한 국내 공장의 생산차질, 신흥국 경기 침체, SUV 및 픽업 트럭 중심의 시장 확대 등의 영향으로 고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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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내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승용은 아반떼, RV는 싼타페였다. 아반떼는 9만3804대 판매되며 국내 판매를 이끌었다. 이어 쏘나타(하이브리드 모델 7304대 포함) 8만2203대, 그랜저(구형 모델 4만3380대, 하이브리드 모델 6914대 포함) 6만8733대, 엑센트 1만2436대 순이었다. 승용 판매는 전년대비 24.7% 감소했다.
RV는 싼타페가 7만6917대, 투싼이 5만6756대, 맥스크루즈 9586대 등 총 14만3259대가 판매됐다. RV모델도 승용모델과 마찬가지로 전년대비 12.5% 감소했다. 내수 시장에서 주력인 승용 뿐만 아니라 그나마 실적의 버팀목이었던 RV마저 무너지면서 내수 판매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판매도 신통치 않았다. 작년 현대차의 해외판매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공장 수출물량 생산 차질 ▲브라질·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판매 위축 등의 영향으로 부진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시장의 판매 호조, 해외전략차종의 인기 몰이 등에 힘입어 판매 감소분을 만회했다.
◇ 기아차, 파업만 아니었다면…
기아차는 현대차보다는 사정이 괜찮았다. 하지만 노조 파업의 영향으로 국내 생산·해외 판매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기아차의 작년 판매량은 전년대비 1.0% 감소한 302만217대를 기록했다. 내수 판매는 전년대비 1.4% 증가한 53만5000대를 나타냈다.
해외 판매도 전년대비 1.5% 줄어든 248만6217대를 기록했다. 국내 생산·해외 판매의 경우 전년대비 15.1% 감소한 101만7767대였다. 반면 해외 생산·판매는 전년대비 10.7% 증가한 146만7450대를 기록했다. 노조의 파업만 없었더라면 전체 판매 실적은 전년대비 늘어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전년대비 감소폭이 크지 않았던 것은 RV모델의 인기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작년 내수 시장에서 기아차의 RV모델 판매량은 전년대비 10.1% 증가한 23만5891대를 기록했다. 반면 승용모델은 전년대비 3.6% 줄어든 23만9216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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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 모델이 약한 기아차가 이만큼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신형 K7 등 신차들의 인기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RV모델도 쏘렌토와 카니발의 꾸준한 인기와 니로, 모하비 페이스리프트 등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전반적인 판매 감소를 막아내는 역할을 했다.
해외 판매의 경우 중국 공장이 신형 K2와 K3 개조차, KX3 등 현지 전략형 모델을 앞세워 정상화됐다. 여기에 작년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멕시코공장도 K3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가동 첫해 연간 판매 10만대를 달성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국내 공장 노조 파업이 가져온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에도 신형 K7의 신차효과를 이어가는 한편, 다양한 신차 출시, 브랜드 가치 제고, R&D 역량 강화 등을 통해 글로벌 판매 317만대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기록을 세우다
한국GM은 작년 한해동안 전년대비 4.0% 감소한 59만7165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회사 출범 이래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지만 수출이 부진해 전년대비 판매가 줄었다. 한국GM의 작년 내수 판매 실적은 전년대비 13.8% 증가한 18만275대였다. 이는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연간 최대 내수 판매 실적이다.
한국GM의 내수 판매가 이처럼 호조세를 보인 것은 신형 스파크와 말리부의 판매 증가 덕이다. 스파크는 작년 한해동안 전년대비 32.3% 증가한 7만8035대를, 말리부는 123.8% 늘어난 3만6658대를 판매했다. 반면 수출은 전년대비 10% 감소한 41만6890대에 그쳤다.
12월 판매량은 전년대비 11.5% 줄어든 5만4281대였다. 내수는 전년대비 0.1% 증가한 1만8313대를 기록했다. 특히 12월 내수 판매는 올해 최대 판매량이자 회사 출범 이래 최대 월간 판매 기록이다. 하지만 수출은 16.5% 감소한 3만5968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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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작년 한 해 총 15만5750대(CKD 제외)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대비 7.9% 증가한 수치로 2002년 이후 14년만에 연간 판매로 최다 판매다. 내수는 전년대비 3.9% 늘어난 10만3554대를 기록했다. 올해 쌍용차의 내수 판매 실적은 13년만에 10만대를 돌파했다.
쌍용차의 올해 판매를 이끈 것은 단연 티볼리다. 티볼리는 올 한해동안 전년대비 34.7% 증가한 8만5821대를 판매했다. 수출도 이란 등 중동 시장과 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으로 판매처가 확대되면서 전년대비 16.3% 5만2200대(CKD 제외)를 나타냈다. 작년 12월 판매도 10.5% 증가한 1만6705대로 창사 이래 월간 최대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르노삼성도 작년 SM6와 QM6의 성공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다. 작년 판매량은 전년대비 12% 증가한 25만7345대를 나타냈다. 역대 두번째로 많은 판매량이다. 특히 내수의 경우 올해 목표치인 10만대를 넘어섰다. 내수 판매는 전년대비 38.8% 증가한 11만1101대를 기록했다. 수출은 전년대비 2% 감소한 14만6244대를 나타냈다.
12월 판매는 전년대비 28% 증가한 3만2617대였다. 내수 판매는 전년대비 12% 늘어난 1만4078대, 수출은 43% 증가한 1만8539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