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계열 LPG업체 SK가스가 모회사를 뒷목 잡게 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났을 만큼 죽을 쒔고, 이로 인해 SK케미칼의 재무실적에도 생채기가 났기 때문이다.
15일 SK가스에 따르면 올 1분기 매출(연결기준)은 1조70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보다 13.5%, 작년 1분기보다 46.5% 증가했다. 주력사업인 가스부문(1분기 매출 비중 95.5%)에서 LPG(액화석유가스) 판매가 확대된 영향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326억원으로 전분기보다는 3.0% 확대됐지만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무려 48.2% 감소했다. 작년 4분기(317억원)를 빼고는 2015년 3분기(225억원)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1년 전에 비해 거의 절반으로 쪼그라들면서 영업이익률 역시 1.9%에 머물렀다. 각각 0.2%포인트, 3.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5.4%)이후 4분기 연속 감소 추세다.
SK가스의 수익이 한참 뒷걸음질친 데는 국제 LPG 가격(CP·Contract Price, 사우디 아람코가 발표하는 LPG 가격) 탓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LPG 시장은 미국의 셰일혁명으로 공급량이 풍부해 제품 가격이 하향 안정화돼왔다. 하지만 올 들어 일시적으로 공급에 차질이 발생, 작년 말까지만 해도 톤 당 200~300달러에 머물던 LPG가격이 올 들어 600달러 수준까지 급등했다. 이 때문에 원가 부담은 커졌지만 CP가격 상승분을 LPG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것.
SK가스 관계자는 “걸프 지역에서 기상악화 영향으로 약 한 달간 가스운송선 발이 묶여 제품 공급이 원활치 못했다”며 “이로 인해 아시아지역 LPG가격이 크게 올라 수입 원가 부담이 커졌지만 제품 가격에 제 때 반영하지는 못해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스부문에서 매출은 1조629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1.7% 확대됐지만 영업이익은 210.7% 줄어든 189억원에 머물렀다. LPG사업이 거의 전부인 SK가스 본체만 놓고 보면 별도영업이익은 495억원에서 50억원으로 10분의 1 토막이 났다.
계열사 SK디앤디(D&D)를 포함한 부동산 개발 및 에너지 발전 등의 사업무문이 선전했지만 가스부문의 부진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지식형 산업센터 분양 등이 활발하게 이뤄져 부동산 개발 등의 부문의 영업이익은 224.6% 증가한 137억원 수준이다. 매출은 774억원으로 45.9% 증가했다.
SK가스의 수익 부진은 모회사(지분 45.6%)인 SK케미칼의 발목을 잡아챘다. SK케미칼의 올 1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441억원.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8.4% 줄어든 수치다.
그린케미칼(GC), 생명과학(LS)을 비롯한 3개 사업부문 중 매출로 보나 영업이익으로 보나 SK케미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SK가스 부문이 워낙 신통치 않았던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