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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대기업, 선제적으로 변해야 할 것”

  • 2017.06.23(금) 19:33

4대그룹과 첫 회동…“사회와 시장의 기대 못미쳐”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화 통해 합리적 정책 모색”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4대그룹과의 첫 회동에서 대기업들이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맞게 스스로 선제적인 변화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23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4대그룹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김 위원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회동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하현회 LG 사장 등이 참석, 비공개로 진행됐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3일 4대그룹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박정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김상조 위원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하현회 LG 사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사진=이명근 기자]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새정부의 공정거래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시장경제 원리 속에서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4대그룹을 비롯한 대기업집단들은 한국경제가 이룩한 놀라운 성공의 증거이며 미래에도 한국경제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높게 평가하면서도 “그간 대기업집단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크게 달라졌음에도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없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이어 “기업인들 스스로 선제적인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 줄 것”을 당부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1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재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많은 기업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개별기업에서 더 관심을 가지는 이슈일 수 있다”며 “향후 개별적인 대화를 통해 합리적이고 일관적인 정책을 시행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어 “청와대에서도 오늘 모임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기업 관계자들과 나눈 진솔한 대화 내용을 청와대에 가서 보고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오늘과 같이 여러 그룹과 만나는 자리뿐만 아니라 개별그룹과 만나는 자리도 수시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재계 대표들 또한 이번 간담회에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대체로 유익하고 진솔한 대화가 이뤄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권오현 부회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말했는데 이해가 많이 됐다”며 “기업이나 나라나 모두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인데 위원장의 말이 타당하다고 생각했고,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지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진행 사장은 “공정위 화두가 일감몰아주기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방향을 어떻게 할지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김 위원장이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신중하게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정호 사장은 “공정한 경쟁이라는 것은 경제 정의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 경제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자주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현회 사장은 “정부 정책 방향에 공감하며 제대로 된 성공 사례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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