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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 카셰어링]②車산업 위축?…많이 타고 빨리 바꾼다

  • 2017.11.28(화) 08:21

주행거리 증가로 교체주기 빨라져…수요는 지속
완성차·타이어 웃고 부품사·중고차 업체는 고전

‘차량 공유’ 문화가 우리 일상 속에 자리 잡으면서 카셰어링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다. 돈 되는 사업을 기업들이 그냥 지나칠 리 없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이 초기 시장을 형성했다면 자금력이 튼튼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이 시장에 눈독 들이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가 주력이 아닌 대기업들도 카셰어링에 뛰어들고 있다. 카셰어링이 뒤흔든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향후 전망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

카셰어링은 ‘한 대의 차를 여러 사람이 각자 필요로 하는 시간에 돌려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차를 구매하려는 수요자들이 사라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량이 감소하고, 도로를 누비는 차의 대수도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먼저 차량 판매량의 경우,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개인 소비자가 줄어든 부분은 카셰어링 사업을 펼치는 법인이 대신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면 실제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은 감소해 부품, 중고차 등 관련 산업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완성차 판매, 문제없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속속 카셰어링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다임러(벤츠)와 BMW는 물론 GM과 폭스바겐 등 유럽과 미국 완성차 업체가 카셰어링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일본 토요타, 국내의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완성차 업체들의 카셰어링 사업 진출은 이 시장이 연 평균 21% 이상의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차량 수요처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그 동안 중·소형차의 주요 구매자들은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층이 많았다. 하지만 차량 공유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들은 직접 차를 사지 않고 카셰어링으로 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 차량 구매자가 감소, 전체 완성차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우려와 달리 카셰어링은 완성차 판매를 증대시키는 밑거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차를 구매했던 개인 소비자의 수요를 카셰어링 사업을 펼치는 법인들이 대신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특히 카셰어링 업체가 보유한 차량은 일반 개인 소유자의 차량보다 대 당 운행거리가 훨씬 길어 차량 교체주기가 단축될 수밖에 없다. 개인 소비자가 구입한 차를 3~5년 정도 운행한다면, 카셰어링 업체는 이보다 짧은 1~3년 정도 운행한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카셰어링 확대로 오는 2020년까지 차량 주행거리는 1.8%, 이에 따른 차량 판매는 1.4%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형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카셰어링을 비롯한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큰 규모의 완성차 고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신규 시장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타이어업계 역시 미소를 짓고 있다. 출고 차량에 장착되는 OE(신차용 타이어) 판매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 이와 함께 카셰어링 사업을 위해서는 차량 뿐 아니라 주요 지역 곳곳에 차를 세워둘 주차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주차장 사업을 펼치는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카셰어링 확산으로 완성차 판매량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도로 위를 누비는 차량 운행대수 증가폭은 둔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완성차 및 타이어 업계는 미소를 짓지만 자동차 부품사는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 車부품·중고차 업계는 한숨

자동차 부품과 중고차 업체들은 카셰어링 확대가 못마땅하다. 카셰어링 업체가 운영하는 차량 교체주기가 일반 소비자보다 빠른 까닭에 차량 유지 기간이 단축되면서 A/S부품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이와 함께 카셰어링을 통해 도로 위를 누비는 전체 운행대수 증가세는 둔화될 전망인 것도 부품사에게는 부정적이다.

차 부품 업계에서는 기능성(기능 상실 시 교체가 필요한 부품) 및 인테리어(각종 편의사양 및 디자인), 사고성(사고에 의한 손상 시 교체가 필요한 부품) 부품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카셰어링 업체가 운영하는 차량도 주기적인 A/S가 이뤄지긴 하겠지만 차령이 짧아 일반 차량보다 대 당 A/S 비용이 감소할 것”이라며 “정확히 예측하긴 힘들지만 카셰어링용 차량 비중 확대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업계는 주판알 튕기기에 한창이다. 경제성을 중시 여기는 중고차 수요자들이 차를 사는 것 대신 카셰어링으로 눈을 돌리면 수요가 위축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차령(차의 나이)이 짧은 카셰어링용 차량이 빠르게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중고차 공급이 급증해 수요와 공급의 엇박자가 생기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반해 카셰어링용 차량이 운행내역이 남아있는 양질의 매물로 평가되고, 여전히 국내 중고차 시장이 신차 판매시장보다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물 증대가 중고차 시장 규모를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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