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호텔롯데에서 거액의 특별수당을 받았다. 회사 측은 이 수당의 정확한 근거를 설명하지 않았다.
비즈니스워치가 자산총액 5조원이상 대기업 등기임원연봉을 조사한 결과, 신 회장은 지난해 7개 계열사에서 총 152억33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2016년 연봉총액(77억5100만원)보다 96.5% 급증한 것이다.
신 회장의 연봉 내역에서 눈에 띄는 것은 호텔롯데와 롯데케미칼에서 받은 인상분이다.
우선 신 회장이 호텔롯데 대표이사회장 자격으로 받은 연봉은 2016년 13억7500만원에서 지난해 3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특이한 점은 2년 연속 신 회장의 기본급은 13억7500만원으로 똑같다는 것이다. 월별로 지급한 기본급여 내역도 1월~3월 8300만원, 4월~12월 1억2500만으로 복사한 듯 동일하다.
바꿔 말하면 신 회장이 2년 전에는 기본급 13억7500만원만 받았는데 지난해에는 기본금보다 더 많은 16억2500만원의 별도 급여를 받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호텔롯데가 사업보고서에서 밝힌 신 회장의 보수산정 방식은 2016년과 동일하다. 기본급보다 더 많이 지급한 별도 급여가 무엇이며 어떤 근거로 지급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사회 결의로 신 회장에게 역할수당·직책수당이라는 항목을 추가로 지급한 것"이라고 답했다.
호텔롯데의 기존 임원보수규정에는 개인별 직책(대표이사)과 직급(회장), 경영·관리의 역할책임 범위에 기반을 두어 기본급을 책정한다고 돼 있다. 이미 기본급에 직책수당 개념이 들어가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호텔롯데가 별도로 거액의 직책수당을 지급한 것은 지난해 바꾼 임원보수규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의 이사회 안건목록을 살펴보면 2016년 3월 임원보수규정을 제정했고, 지난해 3월 정기주총 직후 같은 규정을 개정했다.
종합하면 2016년 만든 임원보수규정에서는 없었던 역할수당·직책수당이라는 개념이 지난해 바꾼 규정에서 새로 생겨나 신 회장에게 지급한 것이란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호텔롯데 관계자는 "자세한 내역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연봉이 두배 오른 지난해 호텔롯데는 연결, 별도기준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신 회장의 롯데케미칼 연봉이 2016년 25억원에서 지난해 50억4200만원으로 두 배 늘어난 과정도 상세한 설명이 생략됐다. 회사 측은 기본급이 15억원에서 30억원, 상여금도 10억원에서 20억4200만원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호텔롯데와 달리 지난해 연결기준 2조9000억원, 별도기준 2조3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회사 측도 이를 기반으로 상여급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업실적에 연동하는 상여금과 달리 기본급이 두 배 오른 이유는 사업보고서에 설명하지 않았다.
롯데케미칼 역시 지난해 3월 정기주총 직후 임원보수규정을 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