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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 B2B본부에 꽂힌 이유…커리어 관리 '딱!'

  • 2018.05.28(월) 10:15

옮기자마자 영업이익 190% 신장…5개 본부 중 '톱'
뚜렷한 실적개선·글로벌 네트워크까지 예약된 '꽃길'

후계 승계의 정당성을 닦아주려 했던 것일까. LG그룹의 후계자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작년 말 자리를 옮긴 B2B사업본부가 올해 1분기 눈부신 성장세를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구광모 상무는 내달 29일 ㈜LG 임시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본격적인 그룹경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구 상무는 현재 LG전자 B2B사업본부에 몸담고 있다.


28일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B2B사업본부의 매출은 64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3.7% 늘었다. 영업이익은 788억원으로 191.9%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LG전자내 5개 사업본부(HA·HE·MC·VC·B2B) 가운데 가장 가파른 것이다.

상업용 디스플레이인 사이니지와 태양광 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B2B사업본부는 지난해 12월 생긴 신설조직이다. 원래 상업용 디스플레이는 TV사업을 맡고 있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소속이었으나 B2B 강화와 유관 조직의 시너지 창출을 목적으로 별도의 사업본부로 독립했다.

특히 B2B사업본부는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2374억원)의 절반 이상을 올해 들어 석달만에 벌어들이는 기염을 토했다. 구 상무가 지주회사인 ㈜LG 경영전략팀에서 B2B사업본부로 옮기자마자 일어난 일이다.

 

구 상무는 이 사업본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사업부(Information Display)를 이끌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2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석해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등 신제품을 소개하며 국제무대에 얼굴을 알렸다.

B2B사업본부 매출의 85%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글로벌 동향을 익히기에 맞춤인 자리다. 본부장은 캐나다와 호주, 인도 등의 법인장을 지내고 2015년부터 사이니지 사업을 이끌어 왔던 권순황 사장이 맡고 있다. 권 사장은 구 상무가 배치되는 것과 동시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혹독한 경영수업이 목적이었다면 몇년째 적자를 내고있는 모바일이나 자동차부품 사업에 투입해 성과를 가져오라고 했을 것"이라며 "사업 전망이 밝고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 용이한 분야를 골라 보낸 건 그룹 후계자에 대한 경력관리 차원 아니겠느냐"고 했다.

B2B사업본부의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연 10%대로 꾸준히 커지고 있는 데다  LG가 핵심경쟁력을 가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같은 신기술 접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지난해말 LG전자는 모니터 사이니지와 TV 사이니지 시장에서 각각 17.8%, 25.8%를 차지했다. 모니터 사이니지의 경우 LG전자 자체적으로도 올해 1분기 점유율이 20%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구 상무는 내달 29일로 예정된 ㈜LG 임시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본격적인 그룹경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아들인 그는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에 대리로 입사해 미국 뉴저지 법인, HE사업본부,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를 거쳐 2017년 ㈜LG 경영전략팀에서 상무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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