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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중국發 LCD 공습에 1兆 사라졌다

  • 2018.08.03(금) 15:03

[어닝 18·2Q] 5대그룹 리그테이블②
LG그룹 8개사 영업이익 1.8조…34%↓
디스플레이 '직격탄', LG화학도 불똥

LG그룹이 중국의 공세에 발목이 잡혔다.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설비증설로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 공급과잉을 불러오자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등 주력사들의 실적이 미끄럼을 탔다.

비즈니스워치가 3일 집계한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생활건강 등 LG그룹  주요 8개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총 1조81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7529억원)에 비해 34.2%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무려 9419억원 줄었다.

 


◇ 공급과잉에 뚝 떨어진 LCD 가격

가장 큰 충격은 LG디스플레이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2분기 80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이번에는 228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1년만에 줄어든 금액이 1조324억원에 달한다.

주력 제품인 LCD가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에 무너진 게 큰 영향을 줬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올해 1월 220달러였던 TV용 LCD 평균가격은 7월에는 176달러로 떨어졌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인 BOE가 10.5세대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등 출하량을 늘리면서 가격하락 압력이 높아졌다. TV제조사들도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패널구매에 소극적이었다.

내년에는 차이나스타(CSOT), 폭스콘 등 다른 업체들의 신규공장도 가동될 예정이라 LCD 가격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LCD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지속하되 투자시기와 규모를 조정해 2020년까지 약 3조원을 축소해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도 LCD 시황악화의 유탄을 맞았다. LG화학은 LCD를 구성하는 핵심소재인 편광판을 만든다. 편광판은 백라이트에 나온 빛을 한 방향으로 통과시키고 다른 방향의 빛은 차단해주는 광학필름으로 LG화학은 편광판 분야 세계 1위 업체다.

올해 상반기 LCD 시장의 공급과잉으로 편광판 가격이 뚝 떨어지면서 지난해 2분기 234억원 흑자를 기록했던 정보전자소재부문이 이번에는 219억원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기초소재와 전지부문의 수익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의 전체 영업이익(7033억원)은 전년동기대비 3.2% 감소했다.

 


◇ 존재감 드러낸 두 회사 'LG전자·LG생활건강'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의 부진 속에 LG전자는 반짝반짝 빛났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77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1% 늘었다. LG전자의 실적은 상반기로 범위를 넓히면 진가가 드러난다.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0조1424억원, 영업이익 1조8788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LG전자의 상반기 매출액이 30조원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에어컨과 냉장고, 건조기 등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상반기 매출액이 10조원을 웃돌았고 영업이익률도 9.9%로 고공행진 했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12.4%를 기록하며 첫 두자릿수 이익률 시대를 열었다. 스마트폰 사업이 여전히 적자(-1854억원)를 벗어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회사의 전반적인 이익창출력은 업그레이드됐다.

LG생활건강과 LG유플러스는 듬직했다.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2673억원, 2111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페이스를 보여줬다. 특히 LG생활건강은 고급 화장품인 '후'가 중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선전한 덕을 톡톡히 봤다. 올해 들어 7월까지 후 브랜드의 매출은 1조원을 넘었다.

 

이 덕분에 LG생활건강은 상반기로는 역대 최대인 3조31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6.6%에 달했다. LG그룹 입장에선 TV,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파는 것보다 화장품을 파는 게 더 남는 장사였던 셈이다.

LG상사는 석탄 시황 호조, 오만 8광구 원유 선적 등으로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늘었다. 반면 LG이노텍과 LG하우시스는 실적이 좋지 않았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X'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게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 LG이노텍은 애플에 듀얼카메라 등을 공급하고 있다. 한가지 위안이라면 2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34억원 흑자를 냈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하반기 아이폰 신모델 3종이 나오는 만큼 LG이노텍의 실적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하우시스는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등 원재료 가격이 뛰면서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MMA는 무색투명한 액체 화합물로 전기전자부품, 페인트, 인조대리석 등 건축자재에서 폭넓게 쓰이는 원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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