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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진의 차알못 시승기]우리 아방이가 '확' 달라졌어요

  • 2018.09.07(금) 19:26

3년 만에 얼굴 바꾼 6세대 '더 뉴 아반떼'
강한 눈빛으로 무난함 탈피…'기본기+개성'

[남양주~춘천=윤도진 기자]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는 국내에서만 294만대, 세계 시장에서 1291만대가 팔린 차다. '아방이'라는 애칭은 그래서 익숙하다. 40대인 기자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인 10여년 전께 생애 첫차로 '우리 아방이'를 애지중지 몰던 동년배 지인들이 참 많기도 했다.

 

1995년 처음 출시한 아반떼는 6세대 모델 '더 뉴 아반떼(AD)'까지 진화를 거듭했다. 그리고 지난 6일 경기도 남양주 '스튜디오 담'에서 3년 만에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새로 선보였다. 베일이 벗겨지자마자 지금까지의 익숙함을 확 깨는 외관을 보고 시승기 제목이 머릿속에 꽂혔다. "우리 아방이가 확 달라졌어요."

 

▲ 더 뉴 아반떼 주간 주행등/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 전측방에서 본 더 뉴 아반떼/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 개성 살린 얼굴 "적극적·입체적'

 

시승에 앞서 살펴본 외관은 부분변경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통상 자동차업계에서 '페이스리프트'라고 하면 전조등(헤드램프)과 그릴(전면 통풍구) 정도를 손보는 정도다. 하지만 아반떼는 후드(보닛, 엔진룸 덮개)와 펜더(바퀴덮개)까지 싹 다 바꿨다. "신차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냥 바꾼게 아니라 강한 개성이 묻어나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지면을 스치듯 낮게 활공하는 제트기에서 영감을 받은 날렵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이라고 이강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소개했다.

 

가장 시선을 끈 변화는 날카로움으로 무장한 주간주행등. 꼭짓점이 전면부 중심 현대차 엠블럼(문장)을 향한 예리한 삼각형 모양 전조등의 테두리가 화살표 모양으로 디자인됐다. 이를 보고 한 기자는 "착했던 아반떼가 성난 것 같다"고 표현했다. 누구에게나 적당히 다가서려기보다 호불호가 갈리더라도 강한 인상을 주고싶다는 의지가 읽힌다.

 

▲ 앞에서 봐도 옆에서 봐도 날카로운 삼각형 모양인 더 뉴 아반뗴 전조등/사진=윤도진 spoon504@
▲ 더 뉴 아반떼 후미등/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전조등의 안쪽 끝 부분이 라디에이터 그릴(전면부 통풍구) 안까지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게 한 점도 색달랐다. 후드는 전체적으로 유선형의 곡선이 가미됐고, 펜더는 앞 범퍼(충격보호부)에서 이어지는 양감이 연결됐다. 뒷면 후미등도 번개 모양으로 날렵하게 빼 전면부 이미지와 일체감이 들게 설계했다.

 

외관 설계를 주도한 구민철 현대차 외장디자인실장은 "종전 아반떼가 크지 않지만 작아보이지 않고, 평면적이면서도 깔끔한 이미지였다면 이번 모델은 부족했던 개성을 더 담으면서 적극적 입체적 느낌을 주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국인 최초 푸조 디자이너 출신인 그는 "단순히 예쁜 차를 만들려 하기보다 현대차 브랜드로 소비자의 존재감과 욕망을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을 차에 담고자 했다"고 했다.

 

◇ 기본기 더한 주행 안정성

 

▲ 더 뉴 아반떼 시승 주행 차량/사진=현대차 제공

 

시승 구간은 강원도 춘천의 라데나골프클럽까지 왕복 110km 구간이었다. 시승차는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에 무단 변속기 '스마트스트림 IVT'를 얹은 프리미엄 등급 차량이었다. 갈 때는 경춘로(국도 46호선), 올 때는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주로 달렸다.

 

자동차만 20년 넘게 파온 베테랑 전문기자와 함께 탄 덕에 혼자 타서는 알지 못했을 여러 방식의 시승 테스트를 어깨너머로 볼 수 있었다. 이 차는 주행상태(드라이브모드)를 ▲노멀 ▲에코 ▲스포츠 ▲스마트 등으로 바꿀 수 있는데 주로 '스포츠 모드'로 주행했다.

 

일단 고속주행은 무난했다. 동승석에서 시속 180km까지 올린 것을 봤는데 떨림 등으로 불안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바람이 차에 긁히는 소리나 엔진 소음도 별로 거슬리지 않았다. 다만 가속력은 차가 생긴 것처럼 역동적인 느낌을 주진 못했다. 가속 페달을 밟는 만큼 속도는 꾸준하게 올라갔지만, 고개가 젖혀질 정도로 속도계가 급격히 뛰지는 않았다.

 

시속 70km에서 120km 정도로 올리면서 추월가속성능을 볼 때는 '이 차가 연비를 높이는 데 주력한 엔진이 달려서 그런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과격한 운전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불편할 건 없겠지 싶었다. 동승 기자는 "RPM(엔진회전수) 1800~2500 정도의 평상적인 상태보다 RPM 3500~4000 사이일 때 응답성이 빠르다"고 평가했다.

 
▲ 더 뉴 아반떼 시승 주행 차량/사진=현대차 제공
 

고속주행을 하다가 제동 페달을 50% 정도 밟는 브레이킹 테스트 때에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머리가 고꾸라지는 느낌 없이 몸 전체가 관성에 따라 앞쪽으로 쏠리기만 했다. 가속을 유지하면서 코너링을 할 때도 원심력에 차체가 밀리는 느낌은 없었다. 운전대를 좌우로 튕겼다 놓는 중립감 테스트 때도 직진 방향을 복원하는 성능이 적당해 보였다.

 

동승 기자는 "부분변경 모델인데도 주행안정성이라는 기본기를 더 탄탄히 하려 노력한 흔적이 꽤 보인다"고 평가했다. 고속도로에서는 반자율주행 기능인 스마트 크루즈, 차로이탈방지 보조 기능이 쏠쏠했다. 장시간 운전해도 피로가 덜할 게 기대됐다.

 

◇ 섬세함으로 실속 챙긴 내장

 

▲ 더 뉴 아반떼 운전석/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 부위에 따라 다른 소재가 적용된 더 뉴 아반떼 내부/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돌아오기 전 반환점에서 살펴본 아반떼의 내부는 알뜰한 섬세함이 돋보였다. 자재 비용에서 실속을 챙기면서도 꼭 필요한 부분에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잃지 않으려 한 노력이 눈에 띄었다. 특히 탑승자 피부에 닿는 부위는 가죽이나 더 폭신한 재질의 합성소재가 사용됐고, 시선이 많이 가는 계기판 윗부분은 등은 특수소재를 써 단정함을 더했다.

 

동승 기자는 "앞유리(윈드실드)와 차 내부 천정 사이 틈새도 적고, 이질적 소재와 소재 사이 단차도 예전보다 줄었다"며 "마감 처리가 웬만한 준중형 수입차들보다 나아보인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내부가 화려하진 않아도 기능에 충실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뒷좌석 공간도 아이 두명을 태우기는 넉넉해 보였고, 트렁크도 준중형 치고는 넉넉했다.

 

더 뉴 아반떼 가격은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 1551만~2214만원 ▲디젤 1.6 1796만~2454만원 ▲LPi 1.6 1617만~2010만원이다. 최고사양 풀옵션이 장착된 시승차는 2560만원이었다. 더 뉴 아반떼 가솔린 모델 공인 연비(17인치 타이어 기준)는 고속 16.2km/ℓ, 도심 12.5km/ℓ 등 복합 14.0km/ℓ다. 현대차는 더 뉴 아반떼를 내년말까지 12만대 판매한다는 게 목표다.

 

▲ 더 뉴 아반떼 운전석/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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