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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진의 차알못 시승기]뜻밖 비교체험…'렉스턴 vs 티볼리'

  • 2018.10.07(일) 14:17

G4 렉스턴, 묵직한 주행성능에 정숙함 갖춰
티볼리 아머, 경쾌한 소형 SUV 베스트셀러

'G4 렉스턴'과 '티볼리 아머'는 애초에 비교 대상이 아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명가'를 자처하는 쌍용자동차의 쌍두마차라지만 덩치부터 수요층, 가격대까지 모든 게 다르다. 차를 사려는 독자들에게 유용하려면 렉스턴에는 기아차 '모하비'를, 티볼리에는 현대차 '코나'나 르노삼성 'QM3'를 붙여 견주는 게 맞다.

 

하지만 렉스턴과 티볼리를 번갈아 몰아보고 나자 두 차의 특징을 더 선명하게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고한 지 꼬박 6년 됐지만 역시 쌍용차인 '코란도C' 차주로서 두 새 차의 장단점이 더 도드라지는 느낌이기도 했다.

 

그래서 지극히 주관적인, 극과 극으로 대조될 수밖에 없는 시승기를 가감없이 전하기로 했다. 지난 5일 경기도 김포에서 인천 영종도 왕복 80여km를 '2019 G4 렉스턴'으로, 다시 김포에서 파주 왕복 70여km를 '2019 티볼리 아머'로 각각 몰아본 체험기다.

 
▲ 시승 주행중인 2019 G4 렉스턴(위)과 2019 티볼리 아머(아래)/사진= 쌍용차 제공

 

◇ 기본부터 남다른 정통 대형 SUV 'G4 렉스턴'

 

오전부터 비가 꽤 오는 날씨였다. 김포 마리나베이 호텔 진입도로 위에서 먼저 렉스턴에 올랐다. 우산을 접어 뒷좌석에 넣고 급히 운전석에 올라타는데 평소(코란도 탈 때)보다 다리가 높이 들려졌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밖을 내려다보는 맛도 더 있다. 역시 대형(D~E 세그먼트) SUV다운 덩치다.

 

시동을 거니 은근한 진동이 왔다. 출발하기까지 엔진 소음이나 진동은 거의 거슬리지 않았다. 앞유리(윈드실드)에 비 듣는 소리가 오히려 컸다. 새 차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소리는 잘 막아낸 것으로 보였다.

  

▲ 시승 주행중인 2019 G4 렉스턴/사진= 쌍용차 제공

 

시내를 빠져나가면서 '묵직한 주행감이란 이런 거구나' 하고 느꼈다. 단단한 프레임 방식(철제 차대 위에 차체를 얹은) 차라는 게 실감 났다. 이 차 공차중량은 2200kg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 무게를 충분히 이길 만큼 힘도 좋아 보였다. 십수년 전 몰아본 '무쏘'가 이런 느낌이었지 싶었다.

 

막히는 외곽순환도로에 이어 인천공항고속도로에 올라 제한속도 정도로 가속했다. 코란도처럼 요즘 일반적인 모노코크(차체 일체형) 차와는 전혀 다른 주행감이다. 이 차에는 '뉴 e-XDi220 LET'  디젤엔진이 달렸다. 3800rpm(분당 회전수) 때 최고출력 187ps(마력), 1600~2600rpm에서 최대토크 42.8kg·m의 성능을 가진 엔진이다. 코란도보다 훨씬 크고 힘 좋은 엔진인데도 정숙성은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직수입한 7단 자동변속기가 주행을 조율한다. 변속 충격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부드러운 가속의 느낌이 썩 괜찮았다. 엔진소음이나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전혀 신경 쓸 일 없었다. 다만 같이 탄 기자는 rpm을 3500 이상 올렸을 때 다소 톤이 높아지는 엔진소리에 불편한 기색을 비쳤다.  

 

▲ 2019 G4 렉스턴 대시보드/사진= 쌍용차 제공

 

실내는 쌍용차 플래그십(기함, 가장 좋은 차)에 걸맞게 고급스러움을 더하려 한 흔적이 역력했다. 바느질 봉제선이 눈에 확 들어오는 대시보드와 문 안쪽, 앞뒤 좌석 등받이 나파가죽 퀼팅, 자연스러운 목재 느낌을 주는 우드그레인이 실내 안정감을 더했다. 뒷좌석도 어지간한 체구의 성인 남성 2명이 타도 넉넉할 듯했고, 적재공간도 820ℓ(5인승 기준)나 돼 기본적으로 여유로웠다.

 

요모조모가 고급 대형 SUV다워서, 묵직하고 안정적이어서 흡족했다. 하지만 요즘 신차에 흔한 첨단운전보조장치(ADAS)가 부실한 점은 아쉬웠다. 후측방추돌경보, 차로이탈경보기능 정도만 주행 중 기능을 알아챌 수 있었다. 크루즈 기능도 2012년식 코란도와 다를 것 없이 정속 설정 주행만 가능하다는 게 되레 신기할 정도였다.

 

◇ 발랄하고 실용적인 소형 SUV 대명사 '티볼리 아머'

 

렉스턴 시승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지하주차장에서 티볼리로 갈아탔다. 티볼리 아머의 외형은 미식축구 보호구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그래서 경쾌한 힘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이번 연식변경 차에는 범퍼 상단에 금속성 몰딩, 발광다이오드(LED) 안개등으로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과연 젊은 수요층을 노린 차다운 설정이라고 여겨졌다.

 

▲ 시내 주행 중인 2019 티볼리 아머/사진= 쌍용차 제공

 

실내 공간 크기는 렉스턴과는 비교할 게 아니었다. '확실히 작구나'하고 느끼는 찰나에 동승 기자는 "아늑한 맛이 있다"고 에둘러 표현해줬다. 덩치 큰 아저씨들에게는 답답할 수 있지만 날렵한 2030들에는 실속있다 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좌석도 다리가 너무 긴 사람이 아니라면 크게 불편치 않을 성싶었다.

 

시동을 거니 엔진소리가 차내로 적잖이 들어왔다. 창문이 덜 닫힌 게 아닌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지하주차장이라 더 울림이 큰가 싶기도 했다. 차체 바닥 코팅 범위를 확대해 실내로 유입되는 노면소음을 최소화했다곤 하지만 이후 주행 때도 엔진소리, 노면소음은 좀 신경이 쓰였다.

  

방금 렉스턴에서 내려서 그렇겠거니, 소형 SUV(B세그먼트)니까 그만큼 가볍게 만들었으니 어쩔 수 없겠거니 했다. 하지만 비를 뚫고 파주를 향해 가는 주행 중에 이런 소음과 진동은 운전에 신경을 좀 더 곤두서게 하는 요인이 됐다. '이렇게 밟는 건 무리겠다' 하는 긴장을 심어 오히려 안전운전에는 도움이 된 거로 쳤다.

 

▲ 2019 티볼리 아머 대시보드/사진= 쌍용차 제공

 

이 차에는 최대 출력 115ps, 최대토크 30.6kg·m의 성능을 갖춘 'e-XDi160' 디젤 엔진이 달렸다. 여기에 아이신(AISIN)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밟는 대로 나간다고 느껴질 만큼 가속성능은 경쾌했다. 다만 시승차만 그랬는지 몰라도 변속이 렉스턴처럼 매끄럽지는 않다는 느낌이 있었다.

   

자유로를 지나면서 놀랐던 것은 렉스턴에도 없는 '차로유지 보조기능'이 티볼리에는 있다는 것이었다. 비가 무척 오는 좋지 않은 기상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차선을 꽤 잘 인식해 다른 차로로 이탈하는 것을 막아줬다. 이차에는 앞차 추돌 우려 때 작동하는 긴급제동보조 및 전방추돌경보, 반대편 주행차 눈부심을 줄이는 지능형 상향등(스마트 하이빔) 등의 렉스턴 수준 첨단 기능이 거의 달렸다.

 

시승을 마치고 차에서 내릴 때 발 디딜 곳을 비추는 'TIVOLI' 조명이 확 눈에 들어왔다. 동승 기자는 '티볼리 부심'이라며 웃었다. 그가 가장 불만을 보인 건 차내 전면 중앙부 디자인이다. '차알못' 들에게 '미니 컨트리맨'을 연상시킨다는 세련된 외관에 걸맞지 않게 광택이 나는 플라스틱 소재와 버튼 디자인이 웬 말이냐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 2019 티볼리 아머 차내 전면 중앙부/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 렉스턴 & 티볼리 가격은?

 

시승한 2019 G4 렉스턴은 최상급 트림인 '헤리티지' 5인승으로 선택품목을 제외한 가격이 4605만원(이하 개별소비세 인하 기준)이다. 2019 티볼리 아머 시승차 역시 최고 트림인 'LX'로 가격은 2376만원인데 대략 렉스턴의 반값이다. 

 

다만 렉스턴 헤리티지에는 대부분 기본으로 들어가는 스마트드라이빙 기능(차로유지보조, 전방추돌방지 등 기능) 등이 티볼리에서는 유상 선택사양이다. 유상옵션 일부가 적용된 시승 티볼리 가격은 2500여만원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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