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사회 초년생 등 젊은 수요층이 타겟이다. 소형 SUV는 특히 경차나 소형 세단보다 활동성이 뛰어나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생애 첫차로 인기다. 이런 수요를 잡으려는 신차들이 쏟아지는 이유다.
완성차 메이커 입장에서는 고급·대형 차종보다 단가가 낮지만 상대적으로 준중형 이하 세단에 비해서는 매출이나 이익 기여도가 높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는 냉기가 가시지 않았지만 작은 SUV 시장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차는 현대자동차의 '베뉴(VENUE)'다. 최근 각종 포털사이트 이 부문 검색 최상위에 올라 있다. 지난 21일 첫 출시했지만 그 시작점이 안방 한국이 아닌 인도였음에도 그렇다. 국내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나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다.
베뉴는 재기에 안간힘을 쓰는 현대차의 글로벌 현지화 전략 차종이다. 지역마다 사양을 조금씩 다르게 해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글로벌 엔트리 SUV다. 인도에서는 가솔린 1.0, 가솔린 1.2, 경유 1.4 모델로 출시됐다. 소형 SUV지만 여러 첨단 시스템을 적용해 상품성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현재 내수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소형 SUV 타이틀도 현대차가 쥐고 있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6종 소형 SUV중 올해 1~4월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현대차 코나로 1만3524대가 판매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판매가 6.5% 줄었지만 1위다.
쌍용차 티볼리는 2015년 출시후 수년간 수위를 지키다가 코나에 밀렸다. 롱바디 모델 '에어', 디자인 특화 모델 '아머' 등에 매년 연식변경 모델을 내며 맞섰지만 올 1~4월 1만3358대를 팔아 2위에 그쳤다. 하지만 1위 코나와 200대도 차이나지 않는 판매량이다.
특히 쌍용차가 내달 부분변경 모델 '베리 뉴 티볼리'를 내놓을 걸 감안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새 모델은 디자인을 개선하고 '신형 코란도'급 반자율주행 등 첨단사양을 가미해 대기수요를 흡수할 것이라고 쌍용차는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현재 갖춘 '니로'와 '스토닉' 두 종류의 소형 SUV 라인업에 하반기 신차 하나를 더해 이 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니로는 친환경·스마트 SUV로 자리매김하면서 올 1~4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7%나 많은 8707대가 팔렸다. 스토닉은 1~4월 3761대가 팔렸는데 1년새 44% 판매량이 줄어든 상황이다.
기아차는 지난 겨울 콘셉트카로 선보인 소형 SUV 'SP2 시그니처'를 양산 모델로 만들어 올 하반기 하이클래스 소형 SUV'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풍부한 볼륨감과 개성적인 디자인, 고급스러운 상품성을 통해 소형 SUV 수요중 상위층을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한국GM에선 국내에 소형 SUV 시장을 개척한 '트랙스'가 버티고 있다. 회사가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트랙스는 올 1~4월에도 4030대 팔리며 소형 SUV 중 코나, 티볼리, 니로에 이어 4위 판매고를 올린 효자다. 올해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4%나 늘어난 것이기도 하다.
르노삼성은 스페인 르노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로 들여오는 'QM3'를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수입차다보니 상품성 개선이나 신차 개발이 더뎌 시장 대응이 늦다. 1~4월 판매량은 1057대였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 판매량(2161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