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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진의 차알못 시승기]쏘울 부스터 vs 300㎏

  • 2019.01.25(금) 09:14

'강한 주행성능' 달고 SUV 거듭난 3세대 쏘울
넉넉해진 실내 공간..첨단 감성기능도 매력

"주행 능력이 벨로스터 못지않은데?"

"오, 진짜 생각보다 잘 나가네요."
"의자 더 빼셔도 괜찮아요. 뒷자리도 탈 만해요."

 

3명이 합쳐 대략 300㎏. 육중함으로 빠지지 않는 기자 셋이 함께 시승차에 올랐다. 상대는 '쏘울 부스터'. 적재중량이 만만치 않은 악조건을 버틸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오 요놈 봐라. 꽤 만만치 않다.

 

▲ 시승 중인 쏘울 부스터 뒷좌석에서 본 실내./사진=윤도진 spoon504@
 

기아자동차가 쏘울 3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쏘울 부스터의 본격 판매를 시작한 지난 23일, 파란색 풀옵션 차량으로 시승 기회를 가졌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스테이지 28'에서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아도니스 리조트'를 다녀오는 왕복 130km 구간을 달렸다.

 

이날 시승 코스는 쏘울 부스터의 달라진 고속 주행성능을 확인시켜 주겠다는 기아차의 의도가 담뿍 담겨 설계됐다. 재작년 개통한 구리~포천고속도로가 주행의 80%를 차지하는 코스다.

 

통상 매체 대상 시승차량은 주행성능과 연비 등을 더 돋보이게 하려고 스페어타이어처럼 무게 나가는 물건을 빼는 식으로 몸을 가볍게 해 준비된다. 그런데 300kg를 실었으니 업체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시승 조건이 연출된 셈이다.

 

쏘울은 크지 않은 차다. 2세대 모델은 전장 4140mm, 전폭 1800mm, 전고 1600mm, 축거 2570mm였다. 기아차 준소형 세단 'K3'와 비교해도 전장과 축거가 각각 500mm, 130mm 짧다. 다만 쏘울 부스터는 각각 전장과 축거를 종전보다 각각 55㎜, 30㎜ 늘렸다. 박스카라 원래 키도 큰 편이지만 전고도 15㎜ 더 높였다.

 

▲ 쏘울 부스터 후면 적재함/사진=윤도진 spoon504@

 

그래도 평균 체격 이상인 성인 남자 셋이 타기는 버겁겠지 싶었다. 하지만 의외였다. 앞에 동승 기자 둘이 타고 뒷좌석에 앉았는데 무릎 공간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앞에 앉은 체구 큰 기자도 좌석 등받이를 적당히 세운 상태에서 머리와 천장 사이 공간이 불편치 않게 확보됐다.

   

가속 성능도 뜻밖이었다. 출발하자마자 올림픽대로에 올라탔는데 힘이 부치는 기색을 비치지 않았다. 날렵함을 뽐내기 힘든 적재중량에도 재빨리 시속 100km 언저리까지 치고 올라갔다. 배기량은 종전과 같지만 전 모델에 비해 최고출력은 72마력 키우고(204 마력), 최대토크도 10.6㎏f·m 높인(27.0㎏f·m) 덕이지 싶었다.

    

구리~포천고속도로를 달릴 때 경험한 고속주행성능도 꽤 시원했다. 시속 100km 수준을 유지할 때 엔진회전수(RPM)는 2400~2500 정도 나왔다. 다만 그 이상 밟아 올릴 때는 가속이 다소 더뎌지는 느낌은 있었다. 다른 차를 탄 한 시승 기자의 경우 "시속 180km까지 밟아봤는데 꽤 안정적이더라"고 했다.

 

▲ 포천 아도니스 리조트에 선 쏘울 부스터 시승차/사진=윤도진 spoon504@

 

승차감도 무난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가깝지만 가솔린 엔진이라 가속페달을 꽤 밟아도 엔진 소음이 거슬리는 경우가 없었다. 민자고속도로의 콘크리트 노면을 달리는데도 바닥 잔소음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서스펜션(노면 충격 저감 현가장치)도 딱딱해 불편하다고 느껴질 정도는 아니어서 탑승 피로를 의식하기 어려웠다.

 

고속도로에서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도 요긴했다. 속도를 정해두면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것뿐 아니라 과속단속 카메라를 만나면 자동으로 제한속도 이하로 달렸다. 기아차 최상위 모델 '더 K9'을 작년 출시하면서 이 회사에서 처음 장착한 기능이다.

 

차 안에서는 10.25인치 HD급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쓰기 편했다. 넓은 화면에 여러 기능을 3분할 해 사용할 수 있어 내비게이션을 보면서도 음악 검색 등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음악을 틀어놓으면 음량에 맞춰 조명이 색색으로 바뀌는 '사운드 무드램프'가 재밌었다. 밝은 대낮이라 눈에 확 들어오진 않았지만 밤에는 꽤 매력적일 듯했다.

 

▲ 쏘울 부스터 사운드 무드램프 구동 화면/사진=윤도진 spoon504@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풀옵션인 시승차 가격은 2690만원이었다. 같은 기아차 '스토닉'이나 현대차 '코나', 쌍용차 '티볼리'와 비교하면 저렴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다양한 기능과 승차감, 상대적으로 큼직한 실내 공간과 독특한 디자인을 생각하면 기호에 따라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공인 복합 연비는 18인치 타이어 기준 12.2㎞/ℓ인데 실제 시승 연비는 10.6㎞/ℓ가 찍혔다. 거구 셋이 타고서도 급가속 등 다양한 시험주행을 해서 조금 덜 나왔지 싶다. 성능이나 실내공간이 덩치 큰 남자들이 타기에도 무리가 없없지만, 디자인이나 감성을 배려한 기능들은 여성들에게 더 매력적일 듯했다.

    

기아차의 쏘울 부스터 국내 판매목표는 연간 2만대다. 작년 판매량 2400여대에서 8배 넘게 늘린 걸 보면 자신감이 뚝뚝 묻어난다. 하지만 판매 성패 관건은 국내보다는 미국에 있다. 쏘울은 미국서 누적 100만대, 작년에도 같은 차급에서 유일하게 10만대 이상 판 모델이다. 현지서 '기아=쏘울'로 인식될 정도라는 그 인기를 쏘울 부스터가 얼마나 더 키울지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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