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주사로는 약했다'…현대·기아차 중국라인 '대수술'

  • 2018.11.16(금) 14:33

'中진출 1세대' 설영흥 고문 비상임고문으로
이병호 중국사업총괄 사장 등 20여명 인사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기아차 두 완성차 계열사의 중국사업 라인을 대수술했다. 10여년 넘게 중국사업을 맡아온 설영흥 상임고문을 비상임 고문으로 발령하며 일선에서 내렸다. 동시에 이병호 중국사업본부장(부사장)을 승진하는 등 임원 20여명을 인사 명령에 올렸다.

 

이번 인사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보임 후 사실상 첫 쇄신 인사다. 정 부회장은 작년 중국사업 부진을 두고 올 초에 "굉장히 심각했지만 좋은 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외부 사정이 나아졌음에도 실적이 개선되지 않자 직접 메스를 꺼내 든 것이다.

 

 

◇ 중국 라인 단숨에 '세대교체'

 

현대·기아차는 중국사업본부장 이병호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해 현대·기아차 중국사업총괄에 임명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현대·기아차 중국기술연구소장 차석주 전무와 현대차그룹 중국 지주사 정책기획실장 이혁준 상무를 각각 부사장, 전무로 승진해 중국제품개발본부장과 중국 지주사 총경리에 보임했다.

 

현지 생산을 총괄하는 임원 인사도 이뤄졌다. 베이징(北京)현대 창저우(滄州) 공장 문상민 상무가 베이징현대 생산본부장에, 기아차 화성생산담당 김성진 상무가 둥펑위에다(東風悅達)기아 생산본부장에 임명됐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중국시장에서의 본원적 경쟁력을 제고하고 조직 분위기 일신을 위한 조치"라며 "전략시장인 중국에서 재도약을 이뤄내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간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현대차그룹 중국 사업을 대륙 진출 때부터 쭉 총괄해온 설영흥 중국사업총괄 고문은 비상임 고문으로 위촉됐다. 또 중국제품개발본부장 정락 부사장, 현대차그룹 중국 지주사 왕수복 부사장, 베이징현대 생산본부장 김봉인 전무, 둥펑위에다기아 생산본부장 이병윤 전무 등은 자문에 위촉됐다.  

 

 

◇ 정의선 수석부회장 직접 든 '메스'

 

현대·기아차가 이렇게 중국사업본부에 대해 과감한 인사를 결정한 것은 중국시장 회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인사는 최근 중국을 돌아보고 온 정 수석부회장이 결단해 직접 가르마를 탄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 보임 후 지난달 상품·디자인·연구개발(R&D) 분야에서 실시한 일부 임원 인사가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이었다면, 이번 인사는 중국이라는 특정 본부에 대한 대규모 인사라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고 말했다.

 

2016년까지만 해도 중국은 현대·기아차의 최대 판매 시장이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국내와 미국시장 판매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전체 부진의 원흉이 됐다. 올해도 전년 동기 대비 10% 판매를 늘리는 데 그치는 등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중국사업본부의 본원적 경쟁력을 제고하고 사업 전반의 시스템을 재구축해 '실지 탈환'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앞서 지난 7월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 교체 인사도 단행했다.

 

인사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중국 지주사와 두 합자사 마케팅 조직을 강해 브랜드 가치와 마케팅 역량, 고객 서비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중국 지주사에는 중국 마케팅을 총괄하는 고객경험전략실을 신설했으며, 두 합자사 마케팅 라인도 정비했다.

 

현대·기아차는 마케팅 및 현지 신차 개발과 함께 내년 처음으로 중국 전용 전기차(EV)를 출시하고 수소전기차 판매도 검토하기로 했다. 친환경차 기술력을 활용해 신에너지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