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올해 전세계 판매 목표를 760만대로 잡았다. 둘이 합쳐 작년 연간 판매 목표보다 0.7%만 늘려잡은 다소 보수적인 목표치다. 위협적인 사업환경속에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다만 각각의 목표 설정에는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둘다 내수 판매 목표는 1만대 안팎 높였지만 해외시장에서 현대차는 오히려 작년보다 소폭 판매목표를 낮췄고, 기아차는 3만5000대나 높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각각 468만대, 292만대 등 모두 76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작년 판매목표인 755만대와 비교하면 5만대, 0.66% 늘린 것이다.
아직 결산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양사 판매 실적 추정치인 740만대와 비교하면 약 20만대(2~3%) 높인 목표다.
현대차는 내수시장 71만2000대, 해외에서 396만8000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내수는 작년 목표보다 1만1000대 늘린 것인 반면 해외는 6000대 줄여 잡은 것이다. 내수와 해외를 합쳐서는 목표를 5000대 늘렸다.
기아차는 내수 53만대, 해외판매 239만대를 목표로 정했다. 작년 목표보다 내수는 1만대 늘린 것이고, 해외판매는 3만5000대를 늘려 잡았다. 통틀어 4만5000대를 상향한 목표다.
이같은 목표 설정은 당장 판매에서 'V'자형 실적 반등을 도모하기 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2일 양재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제공 |
이날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그룹 시무식에서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은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경쟁력을 고도화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중 전세계 권역본부 설립을 완료하고, 권역별 자율경영,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권역본부 중심으로 신속하고 고객 지향적 의사결정을 통해 실적을 회복하고, 미래 사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또 13개의 신차를 국내외에 출시하여 미국과 중국 등 주력시장의 사업을 조기에 정상화하고 인도, 아세안 등의 신흥시장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기아차가 하반기 인도공장 가동을 시작하는 것을 비롯해 반제품조립(CKD, Complete Knock Down) 방식을 활용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 진출할 계획이 잡혔다.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 제네시스 'G80' 등 각 브랜드 대표차종을 앞세워 판매를 견인하는 한편, 텔룰라이드를 비롯 새로운 차급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4종을 추가해 세계적 SUV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중국, 유럽 등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새로 SUV 모델을 출시해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 작년 12월 출시한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