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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삼성은?' 전례로 푸는 한진그룹 승계 방정식

  • 2019.04.11(목) 17:46

공익재단 출연 5%까지 면세…이사장 승계 관심
배당 확대 가능성 크지만..실적 개선 필요
퇴직금 등도 상속세 밑천..개인 부동산 처분도

지난 8일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떠나보낸 한진가(家)의 막대한 상속세 해결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유족 부담이 간단치 않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조 회장이 직접 들고 있던 지배구조 핵심지분 3208억원어치 등 계열 상장사 지분을 물려받아야 하는데 상속세만 적어도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지배구조를 해치지 않고 상속세 부담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 한진가에 떨어진 숙제다. 다만 막대한 상속세를 내고도 대를 이어 최대주주로서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안은 다른 대기업집단의 전례를 통해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

① 상속세 규모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조 회장 2세들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 규모는 현재로서는 추정 상태다. 조 회장이 들고 있던 한진그룹 주요 상장사 지분은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17.84%를 비롯해 ㈜한진 지분 6.87%, 대한항공 지분 0.01% 등이다. 이 상장사 주식 가치는 사망 소식이 전해진 8일 종가 기준으로 각각 3208억원, 314억원, 5억원 등 총 3527억원이다.

하지만 상속재산이 유가증권인 경우 상속세는 사망신고일(상속개시일) 앞뒤 2개월씩 총 4개월치 평균 주가로 과세 기준을 정한다. 상속재산 규모가 확정되기까지 아직 두 달 가량 남았다는 의미다.

특히 한진칼 주가는 조 회장 사후 변동이 극심하다. 사망 소식 전 2만5200원(4월5일 종가)이었지만 사망 소식 나흘째엔 3만3950원(4월11일 종가)으로 30% 이상 높아졌다. 향후 흐름에 따라 상속세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LG그룹의 경우 주가 변동으로 유족 세액 부담이 줄었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남긴 ㈜LG 주식에 대해 구광모 회장 등 유족이 부담할 세액은 작년 5월 사망 당시에는 9272억원으로 추정(신고세액공제 포함)됐지만 이후 11월 신고 시점에는 세부담 추정액이 8731억원까지 감소했다.

유가증권에 대한 세액은 30억원 이상의 상장 주식 상속·증여세율 50%를 적용해 산출된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 상속의 경우 상속지분이 50%를 넘으면 30%, 지분 50% 이하면 20% 할증해 상속재산이 최종 확정된다.

② '양날의 칼' 공익재단

유족들이 상속세를 크게 줄이는 방법도 있다. 대기업집단 총수가 남긴 주식을 상속인들이 공익법인에 출연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현행법상 공익법인 출연 주식은 보유 지분의 5%까지 상속재산에서 제외하는 규정을 이용해서다.

한진그룹에는 정석인하학원과 정석물류학술재단, 일우재단 등 3개의 공익재단이 있다. 이들 재단은 작년 말 기준으로 각각 한진칼 지분을 2.14%, 1.08%, 0.16% 들고 있다. 각각 한도인 5%를 다 활용하게 되면 조 회장이 남긴 지분에서 최대 11.62%까지 세금 없이 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한진가뿐 아니라 재계에서 자주 활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한진 창업주 조중훈 선대회장 사망 때도 정석인하학원 등의 재단에 당시 대한항공 주식을 넘기는 것으로 상속세를 크게 덜었다. 옛 한진해운의 조수호 회장 사망 때도 부인 최은영 회장은 양현재단을 만들어 상속지분 일부를 증여했다.

이렇게 계열 지배 지분을 쥔 공익재단 이사장 자리는 후계자가 승계해 지배력을 완성하는 게 상례다. 고 조 회장은 공익재단 중 가장 지분율이 높은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직을 맡아왔고,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이사진에 이름을 올려두고 있었다.

삼성그룹의 경우도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등이 삼성물산, 삼성생명 같은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 지분을 각각 1.69%, 6.86% 쥐고 있다. 또 두 재단의 이사장을 이재용 부회장이 승계했다. 다만 공익재단에 상속 지분을 넘기는 것에 대해 상속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판이나, 재단을 활용한 편법적 지배력 확대 지적 등이 나올 수 있다.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사옥에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기리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③ 배당으로 연부연납 메우기

상속세는 5년동안 나눠낼 수 있다. 내야 할 상속세가 2000만원이 넘을 경우 세금의 6분의 1 이상을 신고·납부 기한 내에 먼저 내고 나머지 금액을 5년 동안 나눠낼 수 있는 연부연납제도를 통해서다. 연납 이자율은 연 1.8% 수준이다. 세액이 200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6차례에 걸쳐 340억원 가량씩 나눠 내는 것이다.

이렇게 할부처럼 납부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배당을 확대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향후 최대주주로서 매년 받을 수 있는 배당금 규모를 늘려 세액을 충당하는 방식이다. 조 회장 사후 한진칼이나 대한항공 우선주 주가가 크게 뛴 것도 이런 고배당 매력이 부각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대항항공 등 자회사의 실적 개선 없이 지주사인 한진칼이나 ㈜한진 등 상속인 지분율이 높은 주식의 배당을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상속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식도 거론된다. 경영권 유지를 위해 지분을 지키면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세금을 내는 것이다. 통상 주식담보대출은 주식 평가가치의 50%까지 받을 수 있다.

다만 작년말 기준 조양호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은 한진칼 총 보유 지분 28.93% 중 7.75%를 금융권 및 국세청에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상속재산에 비해 담보로 잡힐 자산이 적다는 의미다.

④ '수백억대' 조 회장 퇴직금 활용도

조 회장이 추후 현금으로 받을 수백억대 퇴직금도 후대를 위한 상속세 밑천이 된다. 대한항공은 2015년 '임원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지급규정'을 변경해 회장의 경우 1년 재직시 6개월치의 보수를 퇴직금으로 지급토록 했다.

조 회장이 작년 31억여원의 보수를 받았고 39년의 임원 재직기간을 감안하면 퇴직금 액수는 610억원인 것으로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등은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조 회장이 한진칼, 한국공항, 진에어, 한진 등에 적을 둔 것까지 감안하면 퇴직금 규모는 1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중 절반을 세금으로 더라도 500억원 가량은 상속 지분 승계비용으로 돌릴 수 있다. 이외에 정석기업 등 지배구조에 영향이 없는 비상장 계열사 지분율 매각, 조 회장 일가 개인 보유 부동산 등의 처분 등이 상속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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