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소중한 까닭은 떠나고,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과정에서 삶을 풍요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떠나고, 만나고, 새로운 것으로 개선하는 과정의 끊임없는 반복이 경영입니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2018년 1월 신년사 중
평생 하늘을 사랑하고 동경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 하늘로 영원한 여행을 떠났다.
16일 오전 6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조 회장 영결식이 한진그룹 회사장으로 엄수됐다. 상주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유족 및 친인척과 그룹 임직원의 애도 속에서 발인이 진행됐다.
그룹 장례위원장인 석태수 한진칼 대표는 "그 숱한 위기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항상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길로 저희를 이끌어 주셨던 회장님의 의연하고 든든한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며 추모사를 낭독했다.
그는 "그 길을 따라가기에만 급급해 회장님 등에 짊어지신 무거운 짐들을 함께 들어드리지 못했다"고 애도하며 "회장님이 걸어온 위대한 여정과 추구했던 숭고한 뜻을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이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현정택 전(前)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수석도 추모사에서 "해가 바뀔 때 마다 받는 소중한 선물인 고인의 달력 사진을 보면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눈과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하며 "오늘 우리는 그 순수한 열정을 가진 조 회장을 떠나보내려 한다"고 영원한 이별에 아쉬움을 표했다.
추모사 이후에는 조양호 회장 생전의 생생한 활동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상영돼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영결식 이후 운구 행렬은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등을 지났다. 대한항공 본사에서는 고인이 출퇴근 하던 길, 격납고 등 생전에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곳곳을 거쳤다.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본사 앞 도로와 격납고 등에 도열해 지난 45년 동안 회사를 이끌다가 마지막 길을 조용히 떠나는 고 조양호 회장의 안식을 기원했다.
운구차는 1981년부터 2017년까지 36년간 고 조양호 회장의 차를 운행한 이경철 전 차량 감독이 맡았다. 이 전 감독은 2017년 퇴직했지만 본인이 마지막 운행을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전해왔다는 게 한진그룹 설명이다.
고 조양호 회장은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에서 안장됐다. 이 곳에는 아버지인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 어머니인 김정일 여사가 안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