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균형을 뜻하는 준말,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중시하는 직장인들이 점차 늘면서 기업들 역시 워라밸을 기업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육아휴직, 안식휴가, 자기계발 휴가 등 수준 높은 복지 제도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진정한 워라밸을 위해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러지(한국타이어)는 국내 기업중 가장 먼저 워라밸을 기업문화로 정착시킨 곳으로 꼽힌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되기 훨씬 전부터 회사를 즐겁게 일하는 혁신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투자와 변화를 지속해 왔다.
특히 한국타이어의 고유 기업문화로 자리잡은 '프로액티브 컬쳐(Proactive Culture)'는 직원들의 워라밸을 보장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혁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월 1회 자유시간...호칭 빼고 복장은 자율, 직급도 파괴
직원들의 자율과 창의를 중시하는 한국타이어 고유의 기업문화인 '프로액티브 컬처'는 한국타이어의 인적·기술 경영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를 통해 직원들이 능동적이고 혁신적으로 일의 주체가 되는 '프로액티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그 중에서도 월 1회 직원들이 스스로 일과를 계획하고 자기계발 시간을 갖는 '프로액티브 프라이데이(Proactive Friday)'가 대표적이다.
프로액티브 프라이데이는 근무시간은 평소와 같지만 직원들이 어디서 무엇을 할지 철저히 자율에 맡긴다. 팀장급 이상은 아예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직원들은 이날을 통해 그간 미뤄뒀던 아이디어를 다른 부서와 공유하거나 발전시키는 모임을 갖는가 하면, 단체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공연이나, 전시회, 독서 등을 즐기며 자신만의 창의적인 시간을 보내는 직원들도 많다.
이 외에도 매주 금요일 '캐주얼 프라이데이(Casual Friday)'를 실시, 직원들의 자유로운 복장을 허용한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직원들의 열정과 창의력 발휘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프로액티브 컬쳐를 기반으로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보고와 회의를 최소화 해 업무 집중도를 높였다. 불필요한 절차를 과감히 줄여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사내 소통의 원활하게 하기 위해 팀내 칸막이를 제거하고, 회의실과 임원실을 개방하기도 했다.
또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호칭 체계를 새롭게 정리했다. 사원·대리·과장·차장 등의 호칭을 폐지하고, 모든 사원이 서로를 '님'이라 칭하도록 했다. 다만 임원급은 직급이 아닌 직책명으로 부른다.
인사 제도도 대폭 수정했다. 직급 단계를 축소해 능력에 따라 관리자로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직급별 체류 연수도 없앴다. 역량있는 사원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천 또는 선발 방식으로 채택 방식을 바꿨다. 평가 체도도 결과 대신 '과정'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프로액티브 컬처'의 집대성 '한국테크노돔'
한국타이어는 이같은 혁신적 기업문화를 연구개발(R&D) 부문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기업내 프로액티브 컬쳐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곳이 바로 R&D 센터인 '한국테크노돔'이다.
2016년에 완공된 최첨단 하이테크 신축 중앙연구소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은 보다 극대화된 프로액티브 컬처가 실현되는 장소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한국테크노돔은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연구·개발 허브로써 중장기 연구·개발 역량 강화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공간 설계부터 철저하게 연구원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은 연구원들이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에서 최고의 성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최적의 연구 설비와 업무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활발한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인 중앙 아레나를 비롯해 연구원들이 서로 마주치고 교류하도록 동선 또한 정교하게 설계했다. 또 타이어 워크숍과 포커스 박스 등 혁신적인 업무 환경으로 연구원들의 자긍심과 업무 집중도를 높였다.
복리후생 시설인 기숙사 '더 레지던스'와 피트니스 센터, 동그라미 어린이집, 심리치료실 마인드 테라피 룸 등을 통해 연구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도모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은 본래의 프로액티브 컬처에서 더 나아가 연구·개발 연구소만의 창의적인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예컨대 기업 문화 토론회인 '라운드 테이블 미팅'과 형식과 주제의 구애 없는 자유 발표회 '테크노돔 테드' 등이 대표적이다. 연구원들은 이를 통해 소통 강화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창의적 R&D 문화 조성으로 기술혁신 선도
한국타이어만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활동은 독보적인 연구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사일런트 타이어, 런플랫 타이어, 실가드 타이어 등 대표 미래형 타이어 3종을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에 신차용 타이어(OE)로 공급하면서 세계적 수준의 미래 타이어 기술력을 입증 받았다.
한국타이어는 2017년 상반기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표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GLC'와 'GLC 쿠페'에 초고성능 타이어이자 저소음 타이어인 사일런트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2 SUV)'를, 아우디의 고성능 모델 '뉴 RS5쿠페'와 오펠의 '인시그니아'에 '벤투스 S1 에보2'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국내 타이어 기업 최초로 BMW의 플래그십 모델 '뉴 7시리즈'에 회전 저항과 연비를 크게 개선한 3세대 런플랫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2 런플랫'과 '윈터 아이셉트 에보 런플랫'을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런 혁신 성과의 배경을 연구·개발 인재들이 즐겁게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던 근무 환경과 창의적 문화로 보고 있다"며 "프로액티브 컬처를 한층 강화, 타이어 산업을 넘어 미래 오토모티브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 혁신의 기반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혁신(革新). 묵은 제도나 관습, 조직이나 방식 등을 완전히 바꾼다는 의미다. 과거 한국 기업들은 치열한 변화를 통해 성장을 이어왔고, 유례를 찾기 힘든 역사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성장공식은 이미 한계를 보이고 있다. 성장이 아닌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로 몰리고 있다. 비즈니스워치가 창간 6주년을 맞아 국내외 '혁신의 현장'을 찾아 나선 이유다. 산업의 변화부터 기업 내부의 작은 움직임까지 혁신의 영감을 주는 기회들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해법을 만들어 내야 하는 시점. 그 시작은 '혁신의 실천'이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