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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삼성SDI의 자신감 "ESS 화재, 100% 막는다"

  • 2019.10.24(목) 12:35

특수소화시스템 등으로 이중삼중 '안전'
ESS 설치 전 지역에 안전조치 강화 시행

"콰아앙"

23일 찾은 울산 울주군 삼성SDI 울산공장내 안전성평가동. 80㎝ 두께 방파벽 너머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이 굉음을 내며 터졌다. 금속못으로 배터리셀 양극과 음극을 억지로 뚫어 합선시킨 결과다.

불길이 치솟는 와중 모니터에 잡힌 ESS 온도는 빠르게 상승한다. 관통당한 셀 온도는 5분도 안돼 300도에 육박한다. 눈에 띄는 점은 그 다음이다. ESS 상단에 설치된 특수 소화시스템이 가동했다. 미세한 캡슐형태로 된 소화제가 일제히 쏟아져 불길을 잡는다. 불길이 진화된 후 연기가 자욱하다.

23일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허은기 삼성SDI 중대형시스템 개발팀장 전무(오른쪽)가 ESS용 특수 소화시스템의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특수 소화시스템이 적용된 ESS 모듈커버에 불을 붙이자 불이 수초 내 꺼져 모듈 커버에 화재 손상이 없었지만(사진 오른쪽) 특수 소화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은 ESS 모듈커버는 불에 녹아 구멍이 날 정도로 손상을 입었다(사진 왼쪽)./사진=삼성SD 제공

뿐만 아니라 공기 중에 남은 숨은 열기도 확산되지 않는다. 인접셀 온도는 40도에 머무른다. 충전·방전 등 일상적 활동을 할 때와 온도 차이가 없다. 삼성SDI가 개발해 셀과 셀 사이 속속 부착한 열확산 차단제가 열을 막아냈다.

실제 이같이 ESS에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고 삼성SDI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근 ESS 화재로 불거진 시장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극한의 상황을 가정한 이같은 실험을 실시했다.

기자들과 같이 현장을 참관한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천재지변으로 배터리에 문제가 발생해도 문제가 없다"며 "과거에는 99.9% 문제를 막아냈다면 이제는 100% 막는다"고 강조했다.

◇ 울산공장, '최초에서 안전으로'

삼성SDI 울산공장 전경/사진=삼성SDI

삼성SDI 울산공장은 삼성그룹의 역사와 함께 왔다. 전자부문 첫 공장으로 1970년 태동했다. 삼성과 일본전기(NEC)가 합작해 흑백 브라운관 생산에 들어갔다. 이후 세계 1위를 달리는 삼성 텔레비전(TV) 사업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삼성그룹 선대 회장인 고 이병철 회장이 헬기를 타고 직접 터를 잡기도 했다.

그러던 울산공장은 2009년부터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며 전지 사업으로 방향을 튼다. 2012년부터는 ESS용 배터리를 만들며 중대형 전지사업을 아우른다. 연간 7000만~8000만개의 셀이 3개 라인 규모 설비에서 24시간 내내 쉼없이 쏟아진다. 회사의 다른 중대형 전지 생산지인 헝가리·중국 공장과 비교해도 많은 생산량이다.

울산공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안전이다. '빵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는 배터리 생산 공정은 사람의 손이 거의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자동화가 이뤄졌다. 혹여 이물질이 들어가 배터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전지에 들어가는 양극과 음극·전해액 등 '반죽재료'를 넣고, 금속기계로 눌러 일정한 모양으로 반죽해 모양을 내는 모든 공정에 로봇과 기계가 활약한다. 5000여개의 검사 항목을 거쳐 무결점 배터리가 만들어진다. 배터리는 생산품이 전수 검사된다.

라인당 4조 3교대로 근무하는 380여명의 근로자들은 제품 상태를 실시간 점검하는 X레이 점검 등 공정흐름 전반을 보조한다.

이형노 삼성SDI 울산공장장(상무)은 "회사는 안전 10계명을 선정했다. 모든 구성원이 회의 전 10계명을 외친다"며 "항시 구성원의 안전 의식을 바로잡는 활동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 ESS 생태계 복원 '시동'

삼성SDI는 울산공장 생산라인 관리에 더해 제품 자체에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강화했다. 이달부터 생산되는 모든 ESS용 배터리셀에 열확산 차단제·특수소화시스템 등 물리적 장치를 추가했다. 최악의 경우 불이 나면 바로 진화하고 인접셀에 열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여기에 더해 ESS 운반시 낙하해 이상이 생긴 것을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했다. 또 전력변환장치(PCS) 등으로 고전압과 고전류가 흐르는 것을 막고 ESS 작동을 차단하는 안전방안을 겹겹이 놔둬 문제를 사전에 방지한다.

허은기 삼성SDI 중대형시스템 개발팀장(전무)은 "내년부터 미국 ESS 관련 소방안전 기준이 강화된다"며 "이에 대한 선제 대응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ESS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2년 전부터 국내에서 연쇄 다발적으로 ESS 화재가 발생하며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안전성 우려로 최근 ESS 국내 주문물량은 전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내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해외 시장까지 주도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복안이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 삼성SDI는 6~8개월여간 이미 회사 배터리가 들어간 ESS 현장 전반에 안전성 강화 조치를 적용한다. ESS를 가동 못한 사업주에게 보상금까지 더해 분기 영업이익에 육박하는 200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비록 지난 6월 정부 발표 결과 배터리셀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도의적 측면에서 이같은 조치를 시행한다는 것이 삼성SDI의 설명이다.

전 사장은 "우리 배터리가 시장에 출하되기 전에 품질과 안전을 선제적으로 컨트롤 해야 한다"며 "안전은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경영원칙"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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