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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다시 되풀이된 '3분기 악몽'

  • 2019.11.12(화) 13:52

[어닝 19·3Q]4대그룹 리그테이블③
현대차·기아차·제철 부진...로템, 유일 적자
세타2 엔진 이슈 일단락...반등 '예고'

이쯤 되면 '3분기의 저주'다. 언제부턴가 매해 3분기가 되면 예상치 못한 부정적 이벤트가 발생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익성을 옥죄고 있다. 2017년에는 중국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와 통상 임금 이슈가, 작년엔 미국시장서 리콜 사태가 터지면서 그룹의 수익성을 발목 잡았다.

올해도 그랬다. 현대·기아차에 세타2 엔진 품질 문제가 갑자기 불거져 수천억원에 이르는 비용이 발생했다. 여기에 '믿었던 아우' 현대제철마저 원가 인상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역대급 최악의 실적을 내면서 그룹 전체의 이익을 떨어뜨렸다.

그래도 다행이다 싶은 건 더 이상 내려갈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세타2 엔진 문제와 같은 부정적인 이슈들이 얼추 마무리됐다. 현대차는 '국민 세단' 그랜저를 출시하며 대목을 맞았고, 모비스는 전기차 시대가 열리자 물 만난 고기가 됐다.

1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주요 8개 계열사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위아·현대제철·현대건설·현대로템)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67조802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3조5569억원)와 견줘 6.7% 증가한 수치다. 다만 직전 분기인 2분기(68조2092억원)에 비해선 소폭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올들어 가장 적은 1조7485억원을 내는데 그쳤다. 전년 동기(1조3988억원)에 비해 25% 증가했지만, 2분기(3조 7000억원) 대비로는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 1분기 2조6500억원에도 한참 못 미친다.

8개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2.6%로, 1년전 2.2% 보다 0.4% 포인트 상승했지만 전분기에 비해선 반타작에 불과했다. 전체적으로 현대차그룹의 올 3분기 실적은 1년전 보단 조금 나아졌지만, 올들어선 가장 부진했던 것으로 정리된다.
 
그렇다고 작년보다 조금 나아진 것으로 위안을 삼기도 멋쩍은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작년 3분기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고약한 업황에 주력사인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역대급으로 부진했고, 설상가상으로 현대차는 리콜사태까지 맞았다. 수천억원에 이르는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면서 현대차는 9년 만에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현대·기아차, 판매량 감소로 수익성 악화
그룹 영업이익 1조원대에 머물러
세타2 엔진 리콜사태 등 비용 지출

올 3분기는 전체적인 지표만 조금 나아졌을 뿐, 내용면에선 작년과 다를 바가 없다. 현대 기아차 등 핵심 주력사들의 부진은 여전했고, 세타 2 엔진 결함이라는 갑작스러운 이슈로 불가피한 지출까지 발생했다.

'맏형'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3785억원으로, 작년 3분기와 견줘 31% 증가했다. 다만 1조원을 넘어섰던 2분기에 비해선 무려 70% 가까이 급감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291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1년전보다 148.5% 늘었지만, 전분기와 견줘선  45.4% 감소한 실적이다.

최악이었던 작년 3분기와의 비교는 차치하고, 전분기 대비 두 완성차 회사의 수익성이 줄어든 데는 자동차 판매량 감소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3분기에만 총 110만3362대를 팔았다. 직전 분기(110만4916대) 보다 0.1%(1554대) 덜 팔린 수치다. 해외 판매는 나름 선방했다. 94만50대로, 같은 기간 3.9% 늘었다. 대신 내수가 줄었다. 16만3322대로, 앞분기 보다 18.4% 적게 팔렸다.

기아차 판매량도 꺾였다. 3분기 총 판매량은 69만1151대로, 2분기(70만2733대) 보다 1.6%(1만1582대) 줄었다. 현대차와 달리 내수는 선전했지만, 해외서 앞분기 보다 1만6624대 덜 팔리면서 전체 판매량을 끌어 내렸다.

여기에 생각치 못한 지출도 있었다. 세타2 GDi 엔진 결함과 관련 현대차는 6000억원, 기아차는 3100억원에 이르는 품질 비용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비(非) 자동차 계열의 부진도 이어졌다. 한때 그룹의 수익성 3위를 책임지던 현대제철의 부침이 가장 컸다. 현대제철의 3분기 영업이익은 34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줘 66% 감소했다. 직전 분기보다도  85.3% 급감한 실적이다.

수익성만 보면  8개 계열사중 7위에 달하는 수준으로,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현대로템을 제외하면서 사실상 꼴찌다.

판재 부문에서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연초 대비 20% 넘게 상승했지만, 이를  자동차 강판이나 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의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게 큰 타격이 됐다.

또 판재류, 봉형강류 등 주력 제품의 생산과 판매가 줄면서 외형 확대에도 실패했다. 현대제철의 3분기 매출은 5조473억원으로, 1년전보다 3.6% 줄었고, 앞 분기에 비해서도 9.4% 감소했다.

현대제철, 원가상승 압력에 수익성 훼손
현대로템, 철도부문 부진에 대규모 적자
현대건설, 수주 증가불구 외형은 축소

철도 및 중공업 회사인 현대로템은 8개 계열사중 유일하게 적자를 냈다. 손실 규모만 966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5배나 늘어났다. 전분기 보다도 152.3% 확대된 수치다.
 
주력 사업인 철도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낸 게 부담이 됐다. 철도부문의 3분기 매출은 3650억원으로, 1년전에 비해 22.5% 늘었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같은 기간 7배 늘어나면서 920억원을 기록했다. 수년간 저가에 수주한 여러 프로젝트가 실적에 반영되면서 매출은 늘고 수익성은 나빠졌다.

신규 수주는 부진했다. 현대로템의 3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79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수주금액은 1260억원으로 전년 동기(2109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현대건설도 다소 주춤했다. 영업이익은 239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5% 늘었다. 다만 매출액은 수주 증가에도 불구 일부 국내 현장 준공에 따른 일시적 영향으로 같은 기간 8.9% 감소한 4조878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부품 계열사들은 일제히 날았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성장세는 독보적인 수준이다. 전기차 대중화로 전동화 부품 공급이 크게 늘면서 소위 '대박'을 맞았다. 3분기 전동화 부문 매출만 해도 7046억원으로, 전년 동기(4272억원) 보다 64.9% 급증했다.

여기에 또 다른 사업 축인 애프터서비스(A/S) 부문까지 선방하면서 현대모비스는 전체 매출 9조 4449억원과 영업이익 90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현대차와 기아차 3분기 영업이익의 합산치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현대모비스, 전동화부품 성장 지속
현대위아, 3분기 연속 흑자 유지
현대글로비스, 외형·수익성 개선

또 다른 부품 계열사 현대위아도 1분기 흑자 전환 이후 세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매출은 1조 77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73억원으로, 288.5% 급증했다. 이는 8개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이익 증가세다.

국내외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성장세와 현대차와 기아차에 공급하는 4WD(4륜 구동) 부품량이 늘면서 전체 실적이 좋아졌다.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9월 미국에서의 선박사고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달성했다. 3분기 매출은 4조 75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9.3% 늘어난 2606억원을 기록했다.

물류·해운·유통 전 부문 사업의 고른 성장에 힘입은 결과다. 현대글로비스 물류부문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973억원, 90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0.9%, 31.3% 늘었다. 국내 완성차 생산과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제3자 물류(TPL)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됐다.

해외 성적도 좋다. 해외 물류 매출은 1조14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2% 늘었다.

해운부문의 성장세도 이어졌다. 해운부문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287억원, 59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7.9%, 276.6% 증가했다. 국내발 수출물량이 늘어난 가운데 완성차 해상운송 실적까지 개선되면서 전체 지표가 향상됐다.

유통부문은 반조립제품(CKD) 및 중고차 경매 매출이 늘면서 2조4247억원에 달하는 매출과 111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7.6%,8.2% 늘어난 실적이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선박 전박 사고 등 영업외손실이 일부 반영되면서 전년동기대비 70.5% 감소한 454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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