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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 방어 비결...'유동성'

  • 2020.06.15(월) 08:49

무디스, 현대·기아차 신용등급 유지...글로벌 메이커중 유일
한신평·한기평, 기존과 동일한 AA+(안정적), AA0(안정적)부여
"실적 감소 불구, 픙부한 유동성이 등급 방어 배경"

현대·기아차가 코로나발(發) 계속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신용등급을 지키는데 성공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을 코로나 사태 이전과 동일한 Baa1(부정적)으로 유지한 데 이어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두 회사의 신용등급을 기존과 같은 AA+(안정적), AA0(안정적)로 나란히 부여했다. 이들 신용평가사들은 하나같이 현대·기아차의 높은 유동성을 등급 방어의 배경으로 삼았다.

무디스는 지난 11일(현지시각)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을 기존과 동일한 'Baa1'로 부여하고, 등급전망 역시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인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지난 3월 하향 조정 검토 대상(Review for downgrade)에 올린지 3개월 만의 복귀다.

하향 조정 검토 대상이 됐다는 것은 3개월 내로 등급 하향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현대·기아차는 이번 조정을 통해 단기내 등급 강등 압박에서 벗어났다.

이는 다른 글로벌 메이커들과 대조적인 행보다. 지난 3월  현대·기아차와 함께 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오른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이번 평정을 통해 일제히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도요타는 종전 Aa3(부정적)에서 A1(부정적)으로 신용등급이 1단계 최종 하락했다. BMW도 A1(안정적)에서 A2(부정적)로 신용등급과 전망이 각각 1단계 떨어졌다.

혼다는 A2(부정적)에서 A3(부정적)로 신용등급이 1단계 떨어졌으며 폭스바겐도 A3(안정적)에서 A3(부정적)로 전망이 하향조정됐다.

GM은 Baa3(안정적)에서 이번에 Baa3(부정적)으로 전망이 조정됐고, 르노와 포드는 Ba1(안정적)에서 Ba2(부정적)으로 등급과 전망이 각각 1단계씩 하락했다.

글로벌 메이커사 중 신용등급을 지켜낸 건 현대·기아차가 유일하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신용등급도 방어했다. 한국신용평가사(한신평)가 지난 10일 정기 평정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신용등급을 코로나 사태 이전과 동일한 AA+(안정적), AA0(안정적)로 각각 부여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한기평)도 지난 4월 정기 평정을 통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을 기존 등급 그대로인 AA+(안정적), AA0(안정적)을 각각 부여했다.

등급 방어 배경으로는 두 회사의 높은 유동성이 꼽힌다. 판매량 감소 추세로 수익창출력은 예전 대비 떨어졌지만, 각각 20조원, 9조원에 달하는 풍부한 유동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국내외 신용평가사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판매 부진과 고정비 부담 증가로 과거 대비 수익창출력이 약화, 순현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만 해도▲신차 출시▲미래 기술 개발 관련 자본적 지출(CAPEX)▲지분 투자 증가▲자기주식 매입▲북경 현대 실적 부진에 따른 배당금 유입 감소 등으로 잉여자금 창출까지 제한되는 추세다.

이에 현대차의 차량 부문 순현금 규모는 2017년말 15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에 따른 생산 차질로 운전자금 부담이 늘었고, 앱티브에 대한 JV(조인트 벤처) 지분투자로 약 8000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 3월 말 현재 순현금은 10조원대까지 줄어든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총 현금성 자산은 단기금융상품 등을 포함해 20조원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차량부문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 역시 각각 9.4%, 56%에 불과하다.

기아차 역시 GBC 부지와 현대캐피탈 지분 매입 등으로 2016년말 순현금 규모가 5000억원까지 감소했지만, 영업창출현금이 늘면서 올해 3월 현재 1조 8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 상태다.

한신평 관계자는 "올해부터 인도네시아 공장 및 GBC 신축 등으로 자본적 지출이 크게 늘고, 코로나에 따른 실적 저하와 맞물려 당분간 차량부문에서 자금 부족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그러나 차량부문 기준 각각 20조원, 9조원 내외의 풍부한 유동성 자산 및 대외 신인도에 기반한 우수한 재무융통성등을 감안하면 투자부담이나 단기 실적 저하가 재무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디스 관계자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수시장의 회복력과 미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토대로 완만한 판매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현대차의 경우 자동차 판매의 회복과 상품 믹스 개선을 토대로 향후 1~2년 간 전반적인 수익성이 2020년의 부진한 수준 대비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대규모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적정한 재무적 완충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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