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마비된 가운데 한국 시장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생산·수요 절벽에 내몰린 해외 시장이 지난달부터 바닥을 다지며 'V자 반등'을 그리면서 국내 완성차 회사가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는 낙관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 현대·기아차 버팀목 내수
지난달 현대차·기아차·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등 5대 완성차 국내외 판매량은 42만3416대를 기록했다. 작년 5월(66만5136)보다는 36.3% 줄었고 올 4월(35만6604)보다는 18.7% 늘었다. 차 판매량이 아직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되지 못했지만 바닥은 찍은 셈이다.
5개 회사 전체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21만7510대로 전년동기대비 39.3% 줄었다. 아직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회복의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탄탄한 국내 시장과 바닥을 찍은 해외 시장 덕분이다.
지난달 국내 시장 판매량은 7만810대로 전년동기대비 4.5% 증가했다. 아반떼, 그랜저, 팰리세이드, G80 등 신차효과 덕이다. 지난달 출시된 아반떼는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97.4% 증가했고 '6개월 치 주문이 밀린' G80의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71.7% 늘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3~5월 국내 판매량은 매달 7만대 선을 유지하고 있다. 전세계가 코로나19로 자동차 판매가 급감한 것과 대조적인 성적표다.
해외 판매량은 V자 반등을 그리고 있다.
지난 5월 현대차 해외 판매량은 14만6700대로 전년동기대비 49.6% 감소했다. 아직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올해 추이를 보면 회복되는 분위기다. 지난 4월 해외 판매(8만8037대)는 전년동기대비 70.4% 급감했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4월, 해외 판매량도 바닥을 찍은 셈이다.
현대차 계열사인 기아차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기아차 국내 판매량은 5만1181대로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했다. 신차효과 덕분이다. 지난달 쏘렌토와 K5 판매량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104.4%, 161.3% 늘었다. 기아차의 내수판매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석달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3%, 4월에는 19.9% 각각 증가했다.
지난달 해외 판매는 10만9732대로 전년동기대비 44% 감소했다. 해외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54.9% 감소한 지난 4월을 기점으로 반등되는 흐름이다.
올 1~5월 국내외 판매량을 보면 코로나19 속에서도 선방한 모습이다. 5개월간 현대차 판매량은 128만8629대로 전년동기대비 26.3% 줄었다. 국내가 6.9%, 해외가 30.7% 각각 감소하면서다. 기아차는 더 선방했다. 1~5월 판매량은 94만9860대로 전년동기대비 14.9% 감소하는데 그쳤다. 해외 판매량은 20.2% 줄었지만 국내는 8.9% 오히려 증가했다.
◇ GM·르노·쌍용차 수출 급감
'마이너 3사'의 지난달 국내 판매는 부진했고 해외는 더 부진했다.
지난달 한국GM 국내외 판매량은 2만4778대로 전년동기대비 39.7% 감소했다. 이는 지난달보다 13.8% 감소한 수치로, 더 깊은 코로나19 수렁에 빠진 모양새다. 내수는 10.9%, 수출은 45.3% 각각 감소했다. 주력 모델인 스파크의 내수 판매량은 2065대로 전년동기대비 34% 감소했다. 올초 선보인 트레일블레이저의 지난달 판매량은 956대로 전월대비 45.7% 줄며 신차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휩싸인 쌍용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8286대로 전년동기대비 32.8%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이 각각 25%, 68.1% 감소하면서다. 특히 티볼리는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55%, 수출이 78.4% 감소했다.
그나마 르노삼성은 국내에서 선전했다. 지난달 국내외 판매량은 1만1929대로 전년동기대비 16.2% 감소했다. 내수는 XM3와 르노 캡처 등 신차효과 덕에 전년동기대비 72.4% 증가했지만 수출은 83.2% 감소했다. 수출용 QM6가 전년동기대비 판매량이 64.9% 감소했고 지난 3월부터 북미 수출용 '로그' 위탁생산이 끝난 여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