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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3분의1 날린' 현대·기아차…이익은?

  • 2020.07.17(금) 14:59

23일 2분기 실적발표…'코로나 쇼크' 예고
업계 "영업익 전년比 60~90% 급감"

현대·기아차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쇼크가 고스란히 반영된 지난 2분기 성적표를 받는다. 실적을 미리 가늠할 '잣대'인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3% 감소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최악의 경우 두 회사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60~90% 급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3일 올해 2분기(4~6월)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 연결재무제표 상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이번 실적이 주목받는 이유는 코로나19 위기가 온전히 반영되는 첫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전이라, 코로나19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와 견줘 현대차는 4.7% 늘고 기아차는 25.2% 줄었다. 일회성 이익 영향을 제외하면 두 회사 모두 코로나19를 맞닥뜨린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현대·기아차의 주요 판매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판매량부터 급감했다. 현대차의 2분기 국내외 판매량은 68만6003대로 전년동기대비 37.9% 감소했다. 이 기간 기아차의 판매량(51만2561대)도 1년 전보다 27.1% 줄었다.

이런 '판매 절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2009년 1분기 현대차의 생산량은 32만3000대로 전년동기에 비해 29% 감소했었다. 영업이익이 감소폭은 더 가팔랐다. 당시 영업이익(1538억원)은 전년동기 대비 70.9% 급감했다.

생산량이 29% 줄었는데 이익은 70% 급감하는 이유는 고정비가 많이 투입되는 자동차 산업 특징에 있다. 일정량 이상 차를 팔지 못하면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져 이익이 급감하는 구조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2분기 현대·기아차 영업이익이 금융위기 당시 못지 않게 가파르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2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4730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61.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정도는 그나마 희망적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85% 급감한 1864억원을 제시했다.

기아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주요 증권사의 2분기 기아차 영업이익 전망치는 162억원(하나금융투자), 986억원(메리츠증권), 1892억원(한국투자증권) 등이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97%, 82%, 64.5%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두 회사에 부품을 대는 계열사 현대모비스도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60~7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선방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여파속에서도 내수시장에서는 판매가 오히려 증가해서다. 2분기 판매량을 보면 현대차의 해외판매는 46만451대로 전년동기 대비 49.1% 감소했지만 내수는 22만5552대로 12.7% 증가했다. 기아차도 해외(35만1013대)는 전년동기 대비 39% 줄었지만, 내수(16만1548대)는 27.8% 늘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수익성이 높은 고급·대형차종에 수요가 몰리면서 믹스 개선 효과가 예상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며 "해외 공장은 가동률을 감안하면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각국 정부의 재정정책과 보조금이 가동률 하락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완화시킬 것"이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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