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0년 만에 최악의 월간 성적표를 받았다. 기아자동차도 9년 만에 최저 판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내수시장이 얼어붙고 해외 판매도 제동이 걸리면서다.
3일 현대차는 지난달 전세계 판매량이 27만5044대로 전년동기대비 12.9% 줄었다고 밝혔다. 월 판매량으로 2010년 2월(25만988대) 이후 십년 만에 최저 기록이다. 코로나19로 국내 차 판매가 줄고 공장 가동 중지로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다. 2월 생산 차질 물량은 현대차 8만대, 기아차 4만3000대 가량으로 추산된다.

국내외 모두 부진했다. 지난달 국내 판매는 3만9290대로 전년동기대비 26.4%, 해외판매는 23만5754대로 10.2% 각각 감소했다. 해외보다 내수시장 충격이 더 컸다는 얘기다. 국내 판매는 2012년 8월(3만5947대) 이후, 해외판매는 2011년 2월(23만1879대) 이후 최저치다.
특히 중국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2월 1~23일 차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93% 급감했다.
올해 누적 판매량으로 봐도 십년만에 최악의 성적표다. 올해 1~2월 현대차 전세계 판매량은 58만9869대로 2010년 1~2월(52만2292대) 이후 최저 판매량이다. 특히 이기간 국내 판매는 8만6881대로 전년동기대비 23.7% 감소했다.
기아차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기아차의 지난달 전세계 판매량은 18만7844대로 전년동기대비 5% 줄었다. 2011년 2월 판매량(17만7346대) 이후 최저 기록이다.
기아차도 해외보다 국내가 더 부진했다. 국내 판매량은 2만8681대로 전년동기대비 13.7%, 해외 판매량은 15만9163대로 3.2% 각각 감소했다. 국내 판매량은 2010년 2월(2만7307대) 이후 최저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산 차질과 판매 수요 위축으로 국내 판매가 감소됐다"며 "전 세계에 유례없이 닥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각 지역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조기 정상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실적 전망도 어둡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1분기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이 각각 20%(2400억원), 22%(1200억원) 가량 줄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외국계 완성차도 코로나19 후폭풍을 피하지 못했다.
쌍용차의 지난달 판매량(내수·수출)은 7141대로 전년동기대비 27.4% 감소했다. 2011년2월 판매량(6772대) 이후로 9년 만에 최저치다.
르노삼성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7057대로 전년동기대비 50.2% 급감했다. 한국GM의 지난달 판매량(2만8126대)은 전년동기대비 14%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