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현대자동차는 투싼을 생산하는 울산 5공장을 재개했다. 지난 13~17일 수출량 감소로 임시휴업한 지 일주일만이다. 이날 또 현대차 터키공장도 문을 다시 열었다. i20 등 유럽 전략 차종을 생산하는 터키공장은 지난 3월27일부터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었다.
현대차그룹이 코로나19 여파로 셧다운했던 글로벌 생산공장의 문을 다시 열고 있다. 전세계로 확산됐던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나면서다. 하지만 아직 글로벌 생산기지의 절반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로 긴장을 늦추긴 이르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기 전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터키 공장이 생산을 재개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 생산기지 12곳 중 6곳이 생산을 재개했다. 글로벌 생산기지 대부분이 셧다운됐던 이달 초와 비교하면 최악의 상황은 지난 간 셈이다.
중국공장이 가장 먼저 가동을 재개했고 이번달에 현대차 체코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이 문을 다시 열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지난 13일부터 3교대 근무를 1교로 줄여 가동을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일부 공장 가동이 재개되고 있지만 긴장감을 늦출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우선 나머지 절반의 글로벌 생산 기지의 재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현대차 브라질공장, 기아차 미국 조지아·멕시코 공장은 오는 24일까지,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다음달 1일까지 각각 가동이 중단된 상황이다. 이 공장들이 예정된 날짜에 공장을 재개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인도 공장 2곳은 아직 생산 재개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 공장의 생산 중단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기아차는 유럽과 미국 시장 부진에 따른 재고조정을 위해 오는 23~29일 공장 가동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올해 실적 전망도 어둡다. SK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21.9%, 42.4%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본격적인 코로나19 피해가 반영될 2분기 실적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 4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39.1%, 48.7% 감소할 것이란 전망치를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부 글로벌 생산기지 가동이 재개되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상황은 아니다"며 "코로나 피해가 지역별로 다른 만큼 각국의 회복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차 공장 가동 중단 타격은 차 부품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이날 넥센타이어는 오는 29일까지 12일간 양산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금호타이어에 이어 국내 3대 타이어 회사가 모두 '셧다운'에 돌입한 것이다. 3곳은 해외 공장도 셧다운 조치를 취하고 있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는 4~7월 수요 절벽과 생산 차질이 이어질 경우 완성차와 부품업체에 총 28조원 가량의 유동성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정부의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