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자본시장에 부는 주주친화정책 바람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소액주주들의 권리 강화를 위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마무리되면서 지난해 12.3 계엄 이후 지속되어온 정치적 불안정 역시 해소됐다. 향후 거대여당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정국 운영이 이어지면서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및 증시 부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주식 활성화' 내건 이재명…증시 부양할까
4일 오전 6시21분 임기를 공식 시작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공약 중에서도 주식시장 활성화 공약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내걸었던 자본시장 공약은 크게 △대한민국 중장기 경제·산업 성장 로드맵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향상 △외국인 투자여건 개선 등이다.
공약을 세부적으로 보면 기업의 비정상적인 지배구조를 개혁하고 주가조작 등 불공정 거래 엄단, 주주충실의무 상법 개정안 재추진, 소액주주권리 강화를 위한 집중투표제 도입, 합병·쪼개기 상장시 일반주주 보호장치 마련, 실용외교를 통한 코리아 리스크 관리, MSCI선진국 지수 편입 위한 로드맵 마련 등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시절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윤태준 소장과 만나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를 만들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옭아맸던 주식시장에 새로운 희망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주식계좌를 대중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4100여만원을 투자한 주식계좌를 공개하면서 "시장 불공정·불투명, 기업·경영 지배권 남용 등만 개선되도 코스피 지수가 최소 200~300포인트는 가뿐히 오를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새 정부 출범 기대감, 이미 주가에 선반영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이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대선 정국 과정에서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건 매번 있어 왔던 일이다.
지난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새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당시 증시 전망을 내놨던 신한투자증권은 "과거 대선 전후 코스피 지수 추이를 분석하면 후보가 확정되고 공약을 구체화하는 3개월 전부터 새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반영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제21대 대선에서도 새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주가지수에 선반영된 상황이다.
지난해 9월 2600을 넘었던 코스피 지수는 12.3 계엄선포 이후 2300대까지 내려 앉았다. 이후 지난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나오고 5월 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이 대선후보를 확정하자 코스피지수도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사전투표를 시작한 지난 5월 29일 코스피 지수는 2700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DS투자증권은 지난 30일 보고서를 통해 "대선 효과는 주가지수에 선반영된다"며 "최근 주가가 선반영 된 만큼 대선 직후 단기 차익실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5000 공약...상법 개정안 재추진 속도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강조했던 '코스피지수 5000'은 달성 가능한 수치일까.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한 만큼 이재명 정부의 출범으로 주식투자자들은 증시 부양에 큰 기대감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코스피 지수가 5000까지 가기 위해선 결국 투자자가 투자하기 좋은 자본시장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개선된 자본시장 환경 마련을 위해 시장은 가장 먼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 재추진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은 이미 대선결과가 나오기 이전부터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상법 개정 재추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바 있디.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상법 개정안에 대해 "(현 정부가) 거부권 행사를 할 줄 알았으면 더 세게 할 걸 그랬다"며 "앞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며 상법 개정안 통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번 정부의 거부권 행사로 통과에 실패했던 상법 개정안은 다시 국회에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은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안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안 등이 국회에 올라와 있는 상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재명 정부는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을 통해 강한 내수부양 의지를 표명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거버넌스(기업 지배구조) 개혁에서도 자본시장법보다 보다 적극적인 상법 개정안 추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주식시장에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신정부 출범은 재정지출 확대 및 신 성장 모색 과정에서 주가에 우호적 영향을 미친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