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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삼성 이재용을 지켜보는 바깥의 시선

  • 2020.06.26(금) 09:51

수사심의위, 對재계 여론 '리트머스 시험지'
1년 반 수사과정 본 기업들 '순망치한' 염려

"이재용 부회장은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요 며칠 대기업 직원이나 임원들에게 참 많이 들은 질문입니다. 삼성그룹 사람들 말고도 관심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아휴, 제가 알까요." 솔직히 일개 기업·재계 담당 기자로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되묻게 됩니다. "이 부회장이 어떻게 되면 좋겠는데요?"

이 부회장(포함한 삼성 최고경영진 3명)을 대상으로 대검찰청의 수사심의위원회가 오늘 열립니다. 재계 1위 총수의 신변을 두고 열리는 것이다 보니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측, '장기간 무리한 수사' 주장
검찰, 증거·진술 확보.."기소 불가피"

이 위원회는 검찰 수사의 적정성을 비(非)검찰 외부 법률전문가들이 검증하는 기구입니다.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으로서 검찰 자체의 결정만으로는 공정성과 중립성 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사건'을 대상으로 피의자 측이 심사를 신청할 수 있게한 제도입니다. 2018년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도입됐죠.

수사심의위는 수사 시작이나 지속 여부, 기소 여부,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내놓게 됩니다. 다시 말해 이 부회장 측의 심의위 신청은 공개적으로 "검찰 수사의 적정성 여부를 검찰이 아닌 시민들이 판단해달라"는 요구입니다.

삼성측은 '결정적 증거' 없이 수사가 장기화돼 경영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하소연해왔습니다.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로 시작된 검찰 수사는 1년반 넘게 이어져왔습니다. 최근 1년 사이 30차례 넘게 사장단을 소환조사했다는 게 삼성측 설명입니다.

위원회는 14명(총 15명중 양창수 심의원장 회피 신청)로 구성됩니다. 검찰과 삼성이 각각 50쪽씩 제출한 의견서를 읽고 양측의 구두 진술을 들은 뒤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삼성측은 이 부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나 삼성물산 합병 등 제기된 의혹에 대해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금까지의 수사가 무리하게 진행됐고, 전체 범죄혐의에 대해 기소 대상이 되기는 어렵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기소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소 근거가 될 문건 등 그간 수사로 확보한 물증과 관련자 진술 등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법원이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할 때 '재판과정의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언급했다는 점도 기소의 근거로 댈 전망입니다.

결국 이번 수사심의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나 삼성물산 합병 등에 대해 검찰의 수사와 삼성의 변론을 토대로 제 3의 외부인들이 위법성을 판단하는 시험대인 셈입니다.

바깥의 시각은 다양합니다. 죄를 지었다면 당연히 수사도, 벌도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기본입니다. 또 사건이 단순히 사실 관계를 가리는 것을 넘어서는 차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전(前), 그리고 현(現) 정권과의 연관성, 재벌가에 관대하다고 지적받아온 국내 사법체계 등은 삼성에 부담이 될 부분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삼성에 붙는 '재계 1위'라는 수식이 주는 왜곡이나 편견도 없지 않아 보입니다.

'죄 있다면 기소 마땅하지만…'
'다음 차례 우리될까' 걱정도

이번 위원회 결과 전망을 저에게 궁금해 했던 이들도 의견은 여러갈래입니다.

A그룹 한 40대 임원은 '순망치한(脣亡齒寒)' 아니겠냐고 했습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얘긴데, 불똥이 다음 차례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적지 않습니다. 그 역시 죄가 있으면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검찰이 작정하고 칼을 들면 과연 죄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지난해 취임 직전 인사청문회 자리에 앉은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과거 회사 일로 검찰 참고인 소환을 받아봤다는 B그룹 40대 직원은 "다녀온 사람은 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는 "이 부회장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사건들을 봐도 구속이나 기소 전에는 공개되지 않아야할 혐의자들의 피의사실이 퍼뜨려지는 것을 보면 검찰의 의중을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는 "삼성도 믿지 않지만 검찰은 더 믿을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삼성과 일부 사업에서 경쟁 관계가 있는 C그룹 50대 직원은 "나야 뭐 어느쪽이든 좋을게 있냐"면서도 "하지만 결과가 정치적인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냐"고 했습니다. 그는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검찰 내부의 문제를 외부의 삼성을 앞세워 타개하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며 "결국 이번 사건은 사실 관계보다 정치적 역학관계에 따라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또 위원회 결과와 상관없이 검찰이 계속 기소를 밀어붙일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어쨌든 이 부회장과 삼성은 오늘 중대기로에 섰습니다. 현안위는 하루종일 토론과 숙의를 거쳐 이 부회장 등의 기소 타당성 등을 결론내게 됩니다.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게 됩니다. 이번 결과는 대기업과 그 지배구조에 대한 사회적 시각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14명 심의위원은 과연 어떻게 판단을 내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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