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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노트20 '100배 즐기며' 엿본 삼성의 고민

  • 2020.08.14(금) 10:58

신제품 체험공간 '갤럭시 스튜디오' 탐방
충분히 보기 턱없이 모자란 제한시간 20분
코로나 불구…JY 강조한 '대면판촉' 안간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만남을 어렵게 했다. 사람도 물건도 그렇다. 신제품을 팔아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낭패일 수밖에 없다.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20'로 시장 점유율 회복을 노리는 삼성전자 역시 고민이 컸을테다. 온라인 판매가 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또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프라인 접점의 중요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갤럭시 스튜디오'는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부터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강남 파미에스테이션 ▲코엑스 파르나스몰 ▲여의도 IFC몰 ▲롯데잠실에비뉴얼 왕관광장 등 총 5곳에서 '갤럭시 노트20'를 체험할 수 있는 갤럭시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지난 11일 지리한 장마가 잠시 쉬는 틈을 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갤럭시 스튜디오를 찾았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자리한 삼성전자 '갤럭시 스튜디오'./ 사진=백유진 기자

◇ 20분마다 구역별 방역하려니…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갤럭시 스튜디오는 1층 광장 가득 채울 정도로 규모가 컸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타임스퀘어에 사람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사람이 더 몰리기 전 예약을 시도했다. 직원이 가장 이른 예약 시간대를 안내해줬다. 다행히 여유가 있었다. 각 시간대마다 45명씩만 입장이 가능할 수 있었고, 이용시간 간격은 20분이었다. 잠시 대기 후 체험공간으로 들어갔다.

총 1시간30분가량 머물면서 방역을 3번 진행하는 것을 확인했다. 입장할 때마다 라텍스 장갑을 새롭게 지급한다. /사진=백유진 기자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위생'이었다. 삼성전자는 "철저하게 고객을 케어하는 '안심 방역 체험 프로세스'를 구축했다"고 했다. 공간 내부가 붐비지 않도록 한 예약 시스템도 그 일환이었다. 입구와 출구는 분리돼 있어 입장할 때 빠져 나가는 방문객과 마주치지 않았다. 입장 전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온도를 측정하고, 손을 소독한 뒤 라텍스 장갑을 착용해야 했다.

체험 공간도 개인화된 좌식형과 입식 테이블 모두 누군가와 마주보지 않게 마련됐다. 독서실처럼 칸막이가 있는 공간도 있었다. 공간을 두 구역으로 나눠 운영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위에서 내려다보니 한 쪽에서 체험이 진행되는 동안, 다른 한 쪽에서는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청소를 하고 있었다.

왼쪽 방역 구역에서는 직원들이 제품을 소독하고, 오른쪽 체험 구역에서는 고객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체험 구역과 방역 구역은 20분 단위로 교차됐다. 예약 이용시간은 이 정해진 방역시간과 맞물린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양쪽을 동시에 사용해 체험객을 두 배 늘리거나, 개인당 40분을 이용하게 할 수 있었을 테다. 하지만 어쩔수 없이 정해졌을 이 '20분'이라는 시간제한 때문에 체험은 다소 정신없이 진행됐다.

입장과 동시에 'S펜' 소개를 시작으로 삼성노트의 '오디오 북마크 기능', '수평 맞추기 기능', 'PDF 파일 수정 기능' 등의 설명을 듣고 잠시 동안의 체험할 시간을 가졌다. 이 기능들을 잠시나마 직접 조작하며 체험할 수 있었다.

라텍스 장갑을 낀 갤럭시 스튜디오 직원이 프로 동영상 모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곧바로 카메라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8K 동영상 촬영', '프로 동영상 모드' 등의 설명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직원들은 충분히 친절했지만 설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다보니 놓치지 않기 위해 정신줄을 꽉 붙잡아야 했다. 최신 IT(정보기술) 기기에 덜 익숙한 사람들은 알아들을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갤럭시 노트20와 다른 웨어러블(착용형) 제품과의 연결 체험은 불가능했다. 프로 동영상 모드 중 무선이어폰을 핀 마이크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시연 요청했더니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블루투스 연결이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강화된 '삼성 덱스(DeX)'와 '윈도우즈(Windows)'도 체험 공간이 다 차 있다며 실제 체험 없이 설명만 들었다.

웨어러블 기기는 별도로 체험했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체험해보고 싶어 도움을 받았는데, 이것도 인터넷 연결 문제로 실패했다. 체험 공간 곳곳에 있던 기기로 시도해봤지만 음악이 재생되지 않았다. 안내 직원은 "시간이 한정돼 있어 양해를 부탁한다"고 했다. 위생관리 때문이라지만 아쉬운 건 사실이었다. 여러 신제품의 기능을 충분히 맛볼 여건은 아니었다.

갤럭시 스튜디오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내부. /사진=백유진 기자

어쨋든 카메라, S펜, 웨어러블 기기 등 하나씩 체험을 마치면 '갤럭시 스튜디오 100배 즐기기'라고 적힌 종이에 스티커를 붙여준다. 스튜디오에서는 총 7개의 스티커를 채운 갯수에 따라 '세컨드모닝', '조셉앤스테이시' 등 생활용품·잡화 브랜드와 협업해 제작한 상품을 주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걸 다 채우기에 20분의 시간은 턱없이 모자랐다.

◇ 그래도 도전 '100배 즐기기'

스티커 4개를 채우면 'S펜 캐리커쳐 책갈피' 제작이 가능했다. 노트20로 셀피를 촬영하면 작가들이 S펜으로 직접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이벤트였다. 재빨리 카카오톡으로 할 수 있는 '마이 갤럭시 스튜디오' 설치를 하고 스티커 한 장을 더 받았다. 셀피를 넘기고 나니 30분가량 시간이 필요하단다. 이왕 온 김에 마련된 코스를 모두 체험하고, 또 사은품까지 다 받아보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마침 예약 대기 없이 재입장할 수 있었다.

'마음 한 줄 전' 체험으로 만든 책갈피(왼쪽)와 조셉앤스테이시 커스텀 백 디자인(오른쪽). /사진=백유진 기자

온도 측정, 손 소독, 장갑 착용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다시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갔다. 100배 즐기기 중 남은 체험 코스는 '마음 한 줄 展(전)'과 '조셉앤스테이시 커스텀백 디자인'. 노트20으로 직접 디자인한 책갈피와 가방을 제작할 수 있는 코스다.

책갈피는 갤러리에 있는 일러스트나 사진을 선택해 삼성노트에 불러와 S펜으로 원하는 문구를 넣는 과정만 거치면 제작된다. 이른바 '셀털(셀프 신상털기, 개인정보 오픈)'을 하지 않으면서도 기사에도 쓸 만한 무난한 문구를 고민하다가 'My Galaxy'라고 적었다. '나의 우주'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는데, 직원들의 감탄사가 터졌다. 민망했지만 웃음이 났다.

커스텀 백 디자인도 S펜으로 직접 그림을 그리는 체험이었다. 이 브랜드의 '니트백'에 S펜을 활용해 디자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책갈피를 만들고 가방을 꾸밀 그림을 그리는 것 역시 20분이라는 시간은 촉박했다. 직원이 융통성 있게 옆 구역으로 안내했다. 욕심 없이 가방 중간에 큰 꽃을 턱하니 그려 넘겼다. 역시 칭찬이 터져나왔다. 매뉴얼에 칭찬하는 법도 나와있나 싶었다.

캐리커쳐도 책갈피 형태로 뽑아져 있었는데, 당시엔 정신이 없었는지 나중에 사진을 보고 책갈피와 함께 내 얼굴이 뽑아져 있는 걸 알았다. 지금쯤 타임스퀘어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죄다 내 캐리커처를 보고 있을테다. /사진=백유진 기자

체험을 마치고 나와서 캐리커쳐과 책갈피를 받으러 갔다. 책갈피는 체험이 끝나고 나오면 본인이 스스로 가져갈 수 있도록 전시 돼 있었다. 캐리커쳐는 갤럭시 노트와 삼성TV와의 연동성을 보여주기 위해 삼성전자 '더 세로(The Sero)'에 바로 띄워서 보여준 후, 휴대폰 문자로 전송해줬다. 캐리커쳐를 처음 받아본 데다 실물보다 나아보여 만족스러웠다.

마지막 스티커는 '갤럭시 투 고(To go) 서비스'로 채웠다. 제품을 직접 빌려가 쓸 수 있게 하는 행사다. 울트라 모델을 원했지만 물량이 없어 갤럭시노트20을 빌렸다. 이전에 비해 체험 기간이 3일로 연장된 점이 장점으로 꼽을만 했다. [관련 기사: [워치체험단]'갤럭시S20' 공짜로 빌릴 수 있다]

총 7개 스티커를 받아 갤럭시 스튜디오 100배 즐기기를 완성했다. /사진=백유진 기자

체험을 모두 마쳤지만 이날 사은품은 이미 동난 상태였기 때문에 사은품을 수령하려면 한 번 더 방문해야 했다. 파우치나 에코백은 일 100개 정도로 수량에 여유가 있었지만 조셉앤스테이시 '셀백(Cellbag)'은 하루 7개 한정이어서 개장과 동시에 와야 받을 수 있단다. 결국 다음날 개장 전 타임스퀘어를 다시 찾았고, 개장 5분전 줄을 서 두 번째로 셀백을 받는데 성공했다. 몇 분 늦은 이들은 아쉬워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갤럭시 100배 즐기기 체험을 마치니 남은 것은 조셉앤스테이시 셀백과 세컨드모닝 파우치, 책갈피 그리고 본인이 저질체력이라는 깨달음이었다. /사진=백유진 기자

현장 체험의 아쉬움은 비대면으로도 채울 수 있게 했다. 실제로 스튜디오 내에서 시간에 쫓기던 직원들도 카카오톡 채널 '마이 갤럭시 스튜디오' 사용을 은근히 권했다. 노트20 기능 관련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험 전문가와 일대일로 영상을 통해 쌍방향 소통할 수 있다고 한다. 궁금한 점을 채팅창에 물어보면 체험을 돕는 갤럭시 팬큐레이터가 제품을 보여주면서 설명하는 방식이다.

마이 갤럭시 스튜디오에서는 카카오톡에서 바로 전문가와 1대1로 제품 상담이 가능했다./사진=백유진 기자

■ '앱등이'처럼…삼성, 갤럭시 '팬' 확보 총력

삼성전자가 이 같은 체험 행사와 사은품 증정 행사를 강화하는 것은 '팬층' 확보를 위해서다. 애플의 경우 소위 '앱등이'로 불리는 애플의 충성 고객들이 확고하다. 삼성전자에도 '삼엽충'이라 불리는 팬이 앱등이만큼 충성도가 높거나 많지 않다. 갤럭시 스튜디오, 소비자 참여형 행사인 '갤럭시 팬파티'가 바로 이런 팬 확보의 일환이다.

이런 일화도 있다. 재작년 '갤럭시 S9'이 심각한 판매 부진에 빠졌을 때, 마침 경영복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회의자리에서 "성능에 자신 있는데 안 팔린다면 체험 기회를 늘리자"고 제안했단다.

하지만 코로나는 제품과 소비자의 대면 접점을 제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갤럭시 언팩을 사상 첫 온라인으로 진행한 데 이어, 이달 21일 예정된 갤럭시 팬파티도 온라인으로 돌렸다. 갤럭시 팬 파티는 2018년 갤럭시S9 이후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때마다 진행됐는데, 올초 갤럭시S20 출시 때는 코로나19 여파로 열지 못했다.

올해 삼성전자 IM(IT·모바일) 사업부문 실적도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분기보다 크게 줄었다.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은 유지했지만, 스마트폰 시장 침체 영향을 빗겨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만큼 하반기 주력 상품인 노트20의 어깨는 무거워 보인다. 팬층을 더 키우고, 새 고객을 늘려야한다.

자랑거리가 그렇게도 많은 새 스마트폰을 20분이라는 촉박한 시간에 소개하려는 갤럭시 스튜디오에서도 이런 고민은 뚜렷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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