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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코로나보다 무서운 '보험법 개정' 폭풍

  • 2020.10.15(목) 11:18

[워치전망대-어닝인사이드]신용평가 체크
최고수준 사업수익성·재무역량 불구
보험업법 개정시 지배구조 불확실성 증폭

신용평가사들은 매년 가을 주요 대기업집단의 재무안정성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보고서를 내놓는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돌발 변수로 사업적 변동성이 증폭했다. 그룹별 사업수익성이나 재무안정성도 편차가 커졌다. 시계가 불투명해진 상황 속에 신평사 보고서를 토대로 삼성·현대차·SK·LG·포스코·한화·GS·한진 등 주요 그룹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쟁점을 짚어본다.[편집자]

국내 최대 대기업집단 삼성그룹에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은 그리 큰 변수가 아니었다. 계열사별 편차가 있긴 하지만 한 데 묶어놓고 보면 역병이 오기 전보다 오히려 나은 실적을 지금까지 내보이고 있다. 연말로 가면서 반도체 등 주력 사업에 변동성이 다소 커진다지만 기업집단 전반의 재무 건전성에는 별걱정이 없다. 전자를 중심으로 단단한 이익창출력과 넉넉한 유동성, 안정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진 게 삼성의 힘이다.

2019년 상반기 및 2020년 상반기 실적은 반기보고서 공시 계열사 기준./자료=한국신용평가, 각사 공시자료

걱정은 다른 데 있다. 30조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지배구조 재편을 서둘러야 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금산분리' 강화 흐름에 따라 관련 법이 개정 시행되면,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가 쥔 삼성전자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이는 그 어떤 사업적 변수들보다도 계열사들의 그룹내 위상과 재무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지적이다.

◇ 다시 커진 지배구조 불안

신용평가 3사가 공통으로 삼성그룹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보험업법 개정안과 관련한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이다. 삼성그룹은 2013년 이후 적극적으로 사업 구조조정과 지분 정리를 추진했다. 2015년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옛 제일모직(현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옛 삼성물산을 합병해 지금의 삼성물산을 사실상 지주사(디팩토 홀딩 컴퍼니, De facto Holding Company)로 삼은 게 대표적이다.

이후 롯데, 한화와의 '빅딜'을 통해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고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두 축으로 지배구조를 간소화했다. 2018년에는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화재 등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을 매각하면서 순환출자 구조도 해소했다. 하지만 금융 계열사가 쥔 지분 없이는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약해지는 게 문제다. 금융사가 고객의 돈으로 확보한 자산을 총수의 기업 지배에 활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게 금산분리의 강화의 취지다.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 및 특수관계자들과 사실상 지주사 삼성물산을 통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11%도 채 되지 않는다. 다. 삼성생명(8.8%), 삼성화재(1.5%)가 가진 지분을 더해야 20% 남짓한 지배력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20대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올라온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가 보유한 유가증권 평가를 현행 취득원가 기준에서 시가 기준으로 변경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 법안이 확정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유 삼성전자 지분 가운데 유가증권 투자 한도를 초과하는 지분을 5년 이내에 매각해야 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는 자산 대비 취득가액 기준 3% 이내의 계열사 주식만 보유하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에는 취득가액 기준이 아닌 시장가치로 평가해야 한다"며 삼성 금융사들의 삼성전자 지분 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천문학적 비용에 여론도 감안해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 가치는 시가 기준 약 36조원(2020년 9월15일 종가 기준)이다. 한신평은 보험업법 개정시 "약 7%, 27조원 정도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여야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업계에서는 그룹 내 최상위 지배회사인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활용해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금액도 천문학적인 데다, 불편한 구석도 남아 있어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법원이 국정농단 관련 상고심에서 삼성그룹의 조직적 승계작업을 인정함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다시 일어나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은 국정농단 건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등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위법 요인을 지닌 채 조직적으로 진행됐다는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신평사들은 현재 삼성생명 및 삼성화재 보유 지분이 삼성전자에 대한 그룹의 경영권 유지에 있어 핵심적이기 때문에 가장 핵심적인 '관찰지점'이라고 보고 있다. 향후 관련 법률 개정의 실현 여부, 삼성그룹의 대응 방안과 지배구조 재편 결과 등이 개별 그룹사의 그룹 내 위상과 재무안정성에도 심각한 균열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삼성물산 합병에서의 잡음이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삼성이 추진할 지배구조 변경은 사회와 시장의 요구를 수용해 점진적인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총수 일가가 관련 세금 등 비용을 더 많이 지불하더라도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정부, 여론, 주주 등의 이해관계자가 무리없이 받아들일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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