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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알못 시승기]'싼맛은 잊어라' 정면승부 나선 GV70

  • 2020.12.17(목) 09:10

판매 실적이 증명한 제네시스 가치…GV70 잇는다
과하지 않은 외관-안락한 실내-묵직한 주행 3박자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한다. 회사의 가치는 주가로 말한다면, 차의 가치는 판매량이 보여준다.

96084.

올 1~11월 국내에서 팔린 제네시스 판매량이다. 2015년 현대자동차의 독자브랜드로 독립한 이후 연간 5만~6만대에 갇혀있던 판매량은 올해 지붕을 뚫었다. 독립 당시 온라인상에선 '흉기차'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비아냥거리는 댓글이 달렸지만, 시장의 판단은 어느덧 달라졌다. 관련기사☞ 르노삼성보다 많이 팔린 제네시스, 홀로섰다

지난 15일 제네시스 첫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GV70을 시승했다. 서울 스타필드 하남에서 출발해 경기도 가평의 한 커피숍을 돌고 오는 왕복 98km의 시승코스를 돈 결과는 '숫자는 거짓말 하지 않는다'였다. 올해 9만6084명이 제네시스를 택했고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GV70이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었다.

우선 외관부터 보자. 개인의 취향이 뚜렷한 영역인 디자인에서 이쁘다, 못생겼다는 것을 논쟁하는 것 자체가 소모적이다. 분명한 것은 크레스트(방패 모양) 그릴, 2줄의 쿼드램프(전명등)로 대표되는 제네시스만의 디자인이 정체성을 잡았다는 점이다. "크레스트 그릴이 최근 출시되는 다른 모델처럼 과하지 않아서 좋다"는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의 평가에도 공감이 갔다.​관련기사☞ [포토]제네시스, 중형 SUV 'GV70' 전 세계 동시 공개

GV70 [사진 = 현대차]

화려한 외관과 달리 실내는 안락하다. 속된 말로 하면 성공한 듯한 착각을 부르는, 얌전하게 표현하면 대접받는 기분을 들게 하는 공간이다. '여백의 미'를 구현했다는 실내 디자인은 군더더기가 없었다. 액정표시장치(LCD) 터치패드를 통해 실내 중앙부(센터페시아)의 조작버튼 수를 줄인 점도 깔끔했다. 특히 거실에 둔 리클라이너처럼 편안했던 시트는 운전 피로를 덜어주었다.

액셀을 밟자 매끄럽게 차가 바퀴를 굴린다. 마치 유연한 씨름선수와 같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은 부드러운 저속 주행감이었다. 고속도로로 올려 액셀을 바닥까지 밟자 '가솔린 3.5터보' 엔진이 들끓는 소리를 내며 묵직한 속도감을 냈다. 시속 130km를 넘기자 허리 쪽 시트가 자동으로 살짝 부풀어 옆구리를 조였다. 두툼한 핸들과 함께 고속주행의 안정감을 더했다.

GV70 내부 [사진 = 현대차]

가장 신경이 쓰이는 안전사양도 듬직하다. 운전자 무릎, 전방 2개, 측면 4개 등 총 8개의 에어백이 장착됐다. 950℃이상의 고온으로 가열된 철강소재인 핫스탬핑 강판을 사용해 전방위 충돌 안전성을 높였다. 교차로 충돌 위험시 제동을 돕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변경시 충돌을 막는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제한속도를 넘지않도록 돕는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ISLA)' 등도 탑재됐다.

이날 2시간 동안 98km 거리를 주행한 뒤 연비는 7.8km/ℓ가 찍혔다. 회사 측이 제시한 복합연비(8.6km/ℓ)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런저런 성능을 시험한 시승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연비가 아쉽다면 가솔린 2.5 터보(10.7km/ℓ)나 디젤 2.2(13.6km/ℓ) 모델로 선택지를 넓히는 것도 방법이다.

[사진 = 현대차]

가격(개별소비세 5% 기준)은 가솔린 2.5 터보 모델은 4880만원, 가솔린 3.5터보 모델은 5830만원, 디젤 2.2모델은 5130만원부터 시작된다. 웬만한 옵션을 넣으면 6000만원이 넘고, 최고 가격은 7660만원에 이른다. 6000만원대인 메르세데스-벤츠 GLC, BMW X3를 두고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분명한 점은 '싼 맛'에 국산 차를 사는 시절은 지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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