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수요가 늘면서 움츠러들었던 노트북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특히 신학기가 시작되는 1분기 노트북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삼성·LG뿐 아니라 다양한 제조사에서 제품 출시에 한창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OLED 노트북 시장까지 본격적으로 노크하고 나섰다.
◇성수기 아닌데…노트북 판매량 쑥쑥
그간 국내 PC 시장의 판매 흐름은 졸업과 입학이 몰려있는 1분기에만 집중된 형태였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 이후부터는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본격화되면서 PC의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한국 IDC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포함한 PC 판매량은 145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3% 증가했다. 3분기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늘어난 119만500대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노트북은 전체 PC 대비 높은 성장률로 출하량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해 2분기 국내 노트북 출하량은 2019년 50만3000대에서 58.2% 증가한 79만6000대로 집계됐다. 3분기 출하량은 64만5000대로 전년 동기 49만8000대보다 29.5% 늘었다.
IDC는 올해 PC 출하량 역시 지난해 대비 1.4%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성장동력은 노트북이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은 신제품 출시를 통해 본격적인 성수기 수요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이달 1일 노트 PC 신제품 '갤럭시 북' 3종과 '노트북 플러스2'를 공식 출시했다. 갤럭시 북 3종은 ▲갤럭시 북 플렉스2 ▲갤럭시 북 플렉스2 5G ▲갤럭시 북 이온2다. 갤럭시 북 플렉스2는 최신 인텔 11세대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외장 그래픽 MX450기본으로 탑재해 사진·영상 편집뿐 아니라 고사양 게임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갤럭시 북 플렉스2 5G는 삼성 노트 PC 최초로 5G 이동통신을 지원한다.
LG전자도 2021년형 'LG 그램' 신제품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기존 14·15.6·17인치 크기에 이어 16인치 모델인 'LG 그램 16'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 제품은 무게가 1190g으로 세계 기네스 협회로부터 '세계 최경량 16인치 노트북'으로 인증 받았다. 가벼운 무게에도 80와트시(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에이수스도 인텔 11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13인치 투인원 노트북 '젠북 플립 S UX371', '젠북 플립 UX363'과 프리미엄 노트북 '젠북 S UX393' 등 신제품 3종을 출시했다.
◇IT 호황에 LCD·OLED 총동원
노트북 시장이 성장하면서 부품사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코로나 이후 IT 제품군의 출하 확대가 지속되면서 작년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3분기에는 7분기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다. 이에 따라 그간 중국 기업들의 저가공세로 수익성이 약화돼 철수 수순을 밟던 LCD(액정표시장치) 사업도 시장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키로 했다. 관련기사☞ 적자늪 벗어난 LG디스플레이…'여전히 남은 숙제'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성장을 예상하고 고객사 확보에 한창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노트북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제품의 비중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노트북용 OLED 판매량이 작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관련기사☞ LCD 호황은 시한부…내년 'OLED 대전' 열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노트북 시장 성장의 근거를 지난해부터 노트북 시장이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는데서 찾는다. 비대면, 고사양 수요 증가 등 시황 변화에 따라 그간 주춤했던 노트북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OLED 전환의 가능성을 엿본 셈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레노버, 에이수스, 델, HP 등 글로벌 IT 업체들은 OLED를 탑재한 노트북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역시 다양한 스펙의 OLED 노트북 제품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해 OLED 노트북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성철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 온라인수업, 게이밍 수요가 급증하면서 노트북을 비롯한 IT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삼성 OLED가 유려한 디자인과 차별화된 화질로 LCD를 누르고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했듯이 노트북 시장에서도 혁신적인 소비자 가치를 선사하며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